국내 방송사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리랑TV·MBN은 미국 입성에 성공했고 코리아TV는 위성을 통해 이집트와 아랍 지역에 한국 콘텐츠를 쏘기 시작했다. 디지털 전환으로 임대 채널이 증가했고 교민 참정권이 부여돼 해외 교포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서다.
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 케이블방송 MBN은 미주 지역 방송사업자인 SKDTV와 디지털지상파 및 위성방송 실시간 송출 협약을 맺고 미국 LA 지역에서 이달부터 방송채널 44.3번으로 경제·보도 관련 콘텐츠를 방송한다.
채널 44.3은 LA를 포함한 남가주 지역 1500만가구를 가시청권으로 하고 한인 동포도 70만명에 이른다. MBN은 향후 애틀란타 등 북미주와 IPTV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아리랑TV도 이달부터 미국 지상파 KXLA 채널 ‘44-5번’을 빌려 캘리포니아 지역에 24시간 방송을 시작한다. 방송 내용은 영어방송과 한국어 교육 콘텐츠다. 특히 아리랑TV는 정국록 사장이 직접 미국 LA를 방문해 주정부 인사 등을 초청해 오픈식을 개최할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지상파 3사도 디지털 시대를 기점으로 현지 법인 또는 채널 임대를 통해 일제히 미주 LA 지역에 방송을 시작했다. MBC는 현지 18.3 채널을 빌려 24시간 방송을 고려하고 있고 KBS와 SBS도 각각 44.1번과 18.1번으로 방송을 예정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 방송 진입이 가능해진 건 미국이 오는 12일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시작하면서 주파수를 쪼개는 다중모드서비스(MMS)를 이용, 방송 채널을 5배 가량 늘렸기 때문이다. 채널이 증가한 만큼 임대 가능 채널도 늘었다.
한국 방송사들은 이번을 기회로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다. 특히 참정권 부여를 기점으로 방송사들이 교민을 타깃으로 한 투자정보 방송 보도도 기획하고 있다. MBN 측은 “교민들의 한국 투자도 늘고 있어 증시 등 한국에 대한 상세 정보 수요가 뜨겁다”며 “미국은 매우 거대한 시장인 만큼 LA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민이 아닌 현지를 타깃으로 한 진출도 이뤄지고 있다. 위성방송 코리아TV는 지난달 15일부터 이집트 국영 위성 나일샛(Nile Sat)의 주파수 10719㎒로 이집트·중동·아프리카 45개국 5억 시청자를 대상으로 24시간 방송을 시작했다.
코리아TV는 오는 8월 라마단 기간 동안 ‘아내의 유혹’ ‘자명고’ 등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한국 방송 드라마를 집중 편성할 예정이다. 한류 콘텐츠가 안정화되는대로 코리아TV는 현지에 관심이 많은 한국기업을 소개하는 방송도 기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리아TV는 오는 7월 코리아 아랍 비즈니스 프로모션센터를 이집트 카이로에 개설한다.
이규정 코리아TV 사장은 “방송 시작 6시간 만에 칭찬 글이 수백개 올라오는 등 첫 진출이 성공적”이라며 “특히 방송과 비즈니스를 묶는 여러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