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e북 디스플레이 선도업체간 합병

 아마존에 ‘킨들(Kindle)’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며 세계 e북(전자책) 기술 시장을 이끌어온 선도 업체 두 곳이 몸을 합친다.

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자잉크 전문업체 E잉크가 대만의 디스플레이 패널업체 프라임뷰인터내셔널(PVI)에 인수된다. 매각 금액은 2억1500만달러이며 인수 절차는 감독당국의 승인을 거쳐 오는 4분기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마존과 소니의 전자잉크 디스플레이 제조를 위해 지난 수년간 협력해온 두 회사간 결합으로 각사가 개별적으로 추진해온 컬러 e북 리더와 휘어지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과 상용화에도 속도가 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PVI의 자금력과 생산 인프라, E잉크의 기술력이 통합됨으로써 제품 가격하락까지 이끌어내 전자책 시장의 빠른 성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잉크의 스리람 페루벰바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등장할 통합법인은 2010년말까지 컬러 디스플레이와 대량 생산체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출시된 e북 리더는 모두 흑백 모드의 제품이다.

 이들 업체가 지원해온 e북 단말 제조사만 전세계적으로 20개에 달하며 E잉크의 필름은 e북은 물론이고 휴대폰·간판·스마트카드 등에도 사용된다. 지난 18개월간 두 회사는 100만대 이상의 e북 디스플레이를 공급했다. E잉크가 전자잉크 디스플레이의 최상위 레이어를 만들어 PVI에 넘기면 이곳에서 LCD패널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하위 레이어를 추가해왔다.

 지난 1997년 설립된 E잉크는 인텔·모토로라·허스트 등으로부터 1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으며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어난 18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지난 수년간 전자종이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 전략을 구사해온 PVI는 지난 2005년 로열필립스엘렉트로닉스의 전자잉크 기술을 사들였고 지난해에는 국내업체인 하이디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페루벰바 부사장은 매사추세츠의 E잉크 사무실과 공장, 그리고 고용 등은 모두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통합법인의 본사는 대만에 위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늘어나는 디스플레이 수요로 제조설비의 추가 구축도 예상하는 한편 현재와 같은 텍스트 중심의 e북을 넘어 애니메이션까지 구동되는 기기 개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전세계 e북 기기 시장은 지난해 110만대에서 2012년 2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