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온라인 쇼핑사업 `노크`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사업에 본격 나선다. 카페 등 커뮤니티에서 이뤄졌던 각각의 중고거래·공동구매 등의 개별 거래를 양성화해 커머스와 결합한 새로운 상품 거래시스템을 도입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중순 오픈을 목표로 ‘카페’ 내 상품거래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우수한 커뮤니티 발굴을 위해 전자결제 업체 이니시스 및 안전거래 전문사이트인 유니크로와 공동으로 온라인 장터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옥션 등 기존 오픈마켓에서 전문인력을 적극 영입해 왔다. 사업의 구체화를 위해 지난 3월부터 네이버 내 카페 상품등록 게시판을 설치했으며 베타테스터인 200개 카페를 선정, 시범 테스트를 끝마친 상태다.

 그동안 네이버 측은 커뮤니티 활동에 기반하지 않는 공동구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네이버 측은 많은 커뮤니티에서 회원끼리 물건을 사고 팔거나, 공동구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직거래 사기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온라인 장터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원이 물품의 가격과 제품명, 거래 방법 등을 등록하면 상품등록 게시판을 통해 구매활동이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사실상 오픈마켓 형태를 띠고 있다.

 원윤식 홍보팀장은 “개인간의 거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자결제 업체에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며 “제품 매매와 관련된 제반 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사는 PG 업체가 하고 네이버는 장소만 빌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몰 업계는 네이버의 이번 시도가 향후 전자상거래를 도입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자간 연합과 제휴를 통해 더욱 큰 카페가 출현하게 되고 대형 카페의 출현은 기존 사업자들을 위협하는 오픈마켓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네이버 카페 회원 3400만명 가량이 공통의 관심사로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경우 온라인몰 시장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며 “네이버 역시 처음에는 플랫폼 이용료만 받고 온라인 장터를 운영하겠지만 사업의 쇼핑주체가 확대되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 사업의 주체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이 같은 사업이 본격화되면 개별 판매자들은 메이크샵이나 카페24 등 쇼핑몰 구축사이트에서 샵을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 네이버에서 카페 형태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별도의 키워드 광고 역시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페에서 운영되는 공동구매 정보를 네이버의 가격비교시스템에 노출시키면 시장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김동석·이형수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