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제거 스토리지 업체인 데이터도메인 인수를 위한 넷앱과 EMC의 인수전이 점입가경이다.
데이터도메인이 넷앱의 수정된 인수 제안을 수락했지만 EMC가 더 높은 가격으로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도메인에 대한 안팎의 관심도 고조됐다.
4일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데이터도메인이 넷앱이 제안한 주당 30달러, 총 19억 달러의 수정 인수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넷앱이 주당 25달러, 총 15억달러의 데이터도메인 인수안을 내놓자 EMC가 주당 30달러 총 18억달러의 인수안으로 인수전에 불을 붙인 바 있다.<본지 6월 3일자 14면 참조>
이번에 데이터도메인 이사회가 승인한 인수제안은 법적 승인 과정을 포함 60∼110일 정도 후에 완료될 것이라고 넷앱측은 밝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데이터도메인이 넷앱의 인수 제안을 일단 받아들였지만 이로써 EMC와 넷앱의 인수 경쟁이 본격 과열될 것이라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외신은 EMC 내부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EMC가 데이터도메인 인수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원하고 있으며 인수가격을 더 올릴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코시크 로이 웨드부시모건 애널리스트는 “EMC가 가격을 높여 제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데이터도메인 주주들이 현금과 주식을 함께 제안한 넷앱보다 전액 현금 인수 카드를 내건 EMC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외신은 넷앱보다 현금이 풍부한 EMC가 이번 인수전에서 명백한 우위에 있다고 내다봤다.
엔터프라이즈스트래티지그룹의 스티브 듀플레시에 애널리스트는 “인수가가 높아질수록 EMC보다 덩치가 작은 넷앱에게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 라이벌 업체간 인수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데이터도메인의 몸값도 한층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빌 최 제프리&코 애널리스트는 “데이터도메인의 가격이 주당 3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트래픽의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데이터도메인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터도메인은 데이터센터의 스토리지 서버에서 중복 복사된 데이터를 자동으로 제거해주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뛴 2억7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톰슨로이터는 올해 매출도 3억6700만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EMC와 넷앱 모두 스토리지·백업 시장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기종 기반 백업 기술을 보유한 데이터도메인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