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표는 괜찮지만 실물 경제가 문제다. 정부와 경제전문가들은 6월의 대한민국 경제를 이같이 진단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거진 세계 경제가 공황 상태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으며, ‘바나나형’이나 ‘L자형’의 회복 트렌드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회복 조짐은 있지만 건강한 상승세는 찾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저점을 찍는 것은 분명하지만 회복세가 얼마나 가파르게 치달을 것인지에는 의문을 던진다. 물건을 사줄 외국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세는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빠르다.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기는 하지만 IT 부문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인해 외환보유고가 늘고, 경기 선행지수(CLI)도 96.8로 OECD 국가 중 회복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광공업 생산지수 감소폭도 둔화되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2%대로 안정세다. 소비자 심리도 경제 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경제지표로만 보면 터널의 끝자락에 놓여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는 순환구조가 중요하다고 한다. IMF에서 한국경제를 살린 것은 기업의 투자와 국민의 소비심리였다. 당시에 기업은 해외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 비싼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위기를 넘겼다. 소비자는 건전한 소비로서 기업의 투자 의욕을 살렸다. 경제 위기를 돌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투자와 생산, 소비라는 것을 터득한 셈이다.
우리 경제의 문제는 소비 심리는 살아나는데 기업 투자 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외환위기와 달리 수출 대상국인 북미·유럽·브릭스 등의 시장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수출 중심의 대한민국 경제를 보는 부정적 시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잃어버린 투자 심리를 찾는 해법은 단 하나다. 정부는 빠른 구조조정을 실시해 기업의 옥석 가리기를 끝내고, 단기적 소비 진작책과 투자 유도방안을 내놓아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자극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