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북 시장은 시작은 빨랐지만 성장은 더뎠다. 아마존이 23만권 분량의 e북을 전용 단말기인 킨들에서 공급하고, 지난해 이 사업으로 2055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우리나라 시장은 답보상태다.
북큐브네트웍스(대표 배순희)는 정체된 e북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로 작년 9월 문을 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창업 1년도 채 안돼 e북 전문 사이트 ‘북큐브(www.bookcube.com)’를 선보인 이래, 연내 e북 전용 단말기 출시를 준비하는 등 e북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큐브에는 현재 100여개 출판사에서 출간된 1만권의 책이 서비스되고 있다. 북큐브네트웍스가 서비스 초기부터 가장 염두에 뒀던 것은 이용자다.
배순희 사장은 “e북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 봤고,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충족시키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구매한 e북을 화면에서 볼 수 있는 뷰어에서부터 많은 정성을 들였다. 기술적인 것을 앞세우기 보다 설치와 구매한 책을 읽는 과정을 간소화했다. 콘텐츠 확보는 이용자를 잡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다. 이 회사는 연내 제휴 출판사도 250곳으로 늘리고, 보유 도서도 2만권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비야씨의 신간을 e북으로 선출간하는 시도를 해 ‘e북에는 신간인 없다’는 편견을 깨 나갈 예정이다.
전용 단말기 출시 역시 이용자들이 보다 손쉽게 e북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회사 설립 초기부터 기획됐다. e잉크를 기반으로 한 6인치 정도 크기의 단말기는 무선인터넷과 MP3 기능을 넣어 휴대형 정보기기로서 손색이 없도록 개발 중이다.
신생기업인 북큐브네트웍스가 추진력 있게 사업을 꾸려나가는 힘의 원천은 구성원들이다. 배순희 사장을 포함해 14명의 직원 중 1명을 제외하고는 국내 e북 시장을 선도한 북토피아 출신들이다. 회사 경영진이 바뀌면서 회사를 나오게 된 직원들이 그동안 이 분야에 일한 경험과 열정을 토대로 재출발한 것이다.
배 사장은 “오래 본 사이다 보니 결속력이 높고, 다들 못다 이룬 것을 해보자는 의지가 강해서 업무진행이 빠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북큐브네트웍스의 연내 목표는 새로운 서비스를 알리고, 많은 이용자들이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간 궁극적인 지향점은 매력 있는 e북 서비스를 만드는 것. 배순희 사장은 “이통사 및 언론사와 제휴를 추진하고, 앱스토어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준비하는 것도 모두 연장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