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이 5년 만에 한국기업으로 변모했다. 전신인 하이닉스반도체의 시스템반도체 사업부가 미국계 벤처캐피털로 팔려 나간 뒤 5년 만에 귀향한 ‘돌아온 자식’이 된 셈이다. 국적 반환도 반환이려니와 불모지와 다름없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에 매그나칩이 새롭게 설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기업으로서의 존재가치가 크다.
글로벌 경제에서 기업의 국적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국가의 주력산업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이닉스의 디스플레이 사업자인 하이디스는 BOE에 매각돼 결국 ‘버려진 자식’이 되고 말았다. 한국이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자리를 확고히 지키는 상황을 감안해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기술유출 문제까지 야기한 BOE하이디스로의 매각은 기업매각의 심각성을 일깨워준 사례다.
그렇다고 기업 M&A의 문을 닫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여가는 세계 경제를 외면하고 선진국으로서 독야청청할 수 없다. 상황논리에 맞게 주력과 비주력을 구분해 처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천회귀’하듯 돌아온 매그나칩이 한없이 귀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특히 양산시스템에 익숙해져 온 메모리 위주의 한국의 반도체산업에 매그나칩의 귀환은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바람으로 작용하기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동안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을 끝없이 강조해 오고 발전방안을 제시해 왔지만 언제나 ‘변방의 외침’에 불과했다. 후발주자로서 진입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분야고 미래 먹거리가 상존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매그나칩 소유가 한국으로 바뀐 것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