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가 화두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것으로 지능형 전력망이라고도 한다. 궁극적으로 소비자와 전력공급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그리드가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지난 3월 말 ‘지능형 전력망 로드맵 수립 추진위원회’가 발족했고 지난달에는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관련 업계 협의체인 스마트그리드협회도 출범했다. 최근에는 스마트그리드 관련 전문가 워크숍이나 콘퍼런스도 줄을 이었다. 10일 전력거래소가 국내외 스마트그리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기 위해 마련한 ‘2009 서울 국제전력시장 콘퍼런스’도 이런 추세를 반영했다.
일련의 스마트그리드 관련 행사의 공통점은 ‘실시간 전기요금제도’다. 미국 최대의 전력계통 운영기관인 PJM의 테리 보스턴 사장은 10일 열린 콘퍼런스에서 실시간 가격신호에 반응하는 수요를 적극 유인하기 위해 실시간 수요예측과 운영기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종웅 LS산전 부사장도 실시간 가격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전기요금제는 예컨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전기제품의 전력사용량을 점검할 수 있게 해 가장 값싼 시간대에 세탁기를 돌리고 비싼 시간대(피크 시간대)에는 사용을 줄여 전기이용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지식경제부 조사에 따르면 피크 전력을 10%가량만 줄여도 연간 1조원의 투자비용이 절감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전력망이 지능화하면 화력발전소 출력이 자동으로 조절돼 태양광·풍력 등 전력생산량이 환경에 따라 불규칙한 신재생에너지도 전력망에 무리 없이 연결 가능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스마트그리드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실시간 전기요금제도를 꼽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