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 (94)동료 대하기-­모래와 돌

 함께 가던 친구가 말싸움 끝에 뺨을 때렸다. 뺨을 맞은 친구는 기분이 나빴지만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모래밭에 ‘오늘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나의 뺨을 때렸다’고 새겼다. ‘가장 친한 친구’라는 표현에 미안한 마음을 가진 뺨을 때린 친구가 함께 놀러가자고 제안했다. 둘은 강가로 놀러가서 수영을 하다가 먼저 뺨을 맞았던 친구가 깊은 강물을 만나 허우적거렸다. 이때 뺨을 때렸던 친구가 구해줬다.

 물에서 나온 친구는 이번에는 돌에 이렇게 썼다. ‘오늘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나의 생명을 구해 주었다’고. 그를 때렸고 또한 구해준 친구가 의아해서 물어보았다. “내가 널 때렸을 때는 모래 위에 적었는데, 왜 너를 구해준 사실은 돌에 적었는가?” 친구는 대답했다. “누군가가 우리를 괴롭혔을 때는 모래에 그 사실을 적어야 하지. 용서의 바람이 불어와 지워 버릴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러나 누군가가 우리에게 좋은 일을 했을 때는 그 사실을 돌에 적어야 한다네. 왜냐하면 바람이 불어와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테니까.”

 감사한 기억과 고마운 친절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돌판에 새기자. 반면에 억울한 누명과 손해본 기억은 바람과 함께 날려버릴 마음의 모래판에 새겨야 한다.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직장인 88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자신이 이룬 업적이나 성과를 상사나 동료에게 빼앗긴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60.7%나 됐다. 반면에 ‘타인이 이룬 업적이나 성과를 부하나 동료에게서 빼앗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몇 %나 될까. 산술적으로는 60%여야 하지만 상식적으로는 턱없이 모자란다. 베푼 것은 안 잊어버리고 뺏긴 것은 못 잊어버린다. 하지만 받은 것은 기억에 없고 얻은 것은 내 덕이라 여긴다. 건강한 동료의식은 돌에 새길 것과 모래에 새길 것을 분간하면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