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은 성장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고자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그래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여러 번 강조한 것이다. 우리 생활패턴에도 영향을 주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경제 분야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기·의료 등 여러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백원우 민주당 의원과 공동주최한 ‘u헬스 산업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및 전시회’도 이런 시대흐름을 반영해 기획했다.
의료분야에서 패러다임 전환시점 여부에 관한 고민의 출발은 저출산·고령화사회에 있다. 저출산·고령화사회는 미래의 문제가 아닌 현재의 문제다. 특히 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은 의료시스템의 단순한 개선만으로는 부족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강제한다. 어떤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것인가. 바로 예방적 접근방법이 답이다. 그리고 사후치료적 패러다임에서 예방적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킬 때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는 고민의 결과물이 의료에 IT를 접목한 u헬스다.
u헬스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축적해온 첨단 IT와 의료가 만나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산간·도서·벽지 등 의료취약지역에 원격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의료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 간 의료불평등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또 의료산업을 고부가가치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해 차세대 먹거리로 만드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
더 나아가 u시티 사업, 고령친화사업 등 다른 국가적 추진사업과도 연계함으로써 전후방산업 연관효과를 누릴 수 있고 당장 시급한 일자리 창출에도 일조하게 된다. 예방적 패러다임에 의한 u헬스는 가까운 미래에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노령인구로의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와 그에 따른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의 질병구조 변화는 건강보험기금 재정악화의 주요한 원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u헬스 산업활성화의 당위성은 누구나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문제에 들어서면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건강한 국가와 질병에서 해방된 국민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 의료·산업계뿐만 아니라 정부도 보다 더 적극적인 인식하에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이제는 국회도 u헬스 산업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적 부문에 메스를 대야 한다. u헬스는 건강한 국가로 가는 비상구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IT는 지금 변신 중이지만, 그 끝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IT가 기존의 전력망과 만나 스마트그리드를 만들고 의료와 결합해 u헬스라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듯이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문제는 IT가 이런 변신과 진화를 거듭함으로써 기반산업으로 자리 매김하다 보니 통계에 잡히지 않고 눈에도 잘 보이지 않아 이제는 사양산업으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IT 강국에 걸맞은 IT 투자가 없었다면 스마트그리드와 u시티, u헬스와 같은 새로운 산업과 사업의 창출이 어떻게 가능하겠는지를 진지하게 곱씹어보자. IT와 SW를 포함한 디지털 뉴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IT의 무한한 진화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기대된다.
원희룡 국회의원/heeryong@happydrago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