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범국가 차원의 사이버 안보체계를 구축한다고 한다. 구체적인 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국가 산업기밀 보호 및 사이버 안전체계를 구축하는 사이버 첩보전 대응 △주요 기반시설을 보호하고 사이버 테러 세력을 색출하는 사이버 테러 대응전 △깨끗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 사이버 심리전 대응전략 △사이버 영토 방위 체계 강화 등을 포함한 국가 차원의 사이버 테러 대응전략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만시지탄이 없지 않다. 그동안 중국과 미국 정부가 사이버 대전에 대비해 사이버군을 양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에 비하면 늦기는 했지만 다행이라는 의미다.
사이버 대전은 이미 전 세계에 걸쳐 수없이 벌어진다. 중국의 사이버 전사인 ‘홍커’가 이미 전 세계 국가의 기밀정보에 접근, 마음대로 휘젓고 다닌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미국 역시 이에 대응하는 전문조직을 출범시켰다. 수조원의 자금지원도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국정원 측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해외로부터 받는 해킹공격 건수가 하루에 1억5000만건에 이른다. 이 중 43%가 국가 기밀을 절취하는 등 안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악성 공격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정보화예산을 줄이는 상황이다. 정보보호 예산이 5%를 넘어서는 곳이 53%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하다.
바야흐로 세계 각국은 사이버 병력 증강에 적극적이다. 중국과 미국은 사이버 세계 패권을 놓고 벌써부터 ‘대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러시아·인도·일본·영국·프랑스 등 서방세계도 팔을 걷고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만 과거 정부의 IT 프레임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범국가 차원의 사이버 안보체계 구축계획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