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 中 `와우` 서비스 중단 호재

 세계 최고 흥행작이자 중국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블리자드의 ‘월드오프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중국 현지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한국 온라인게임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와우 서비스 중단이 1주일이 지나면서 경쟁작인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나 엔도어즈의 ‘아틀란티카’ 등 한국 게임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와우는 중국 현지 서비스 업체가 더나인에서 넷이지로 바뀌면서 지난 7일 0시부터 서비스가 중단됐다. 와우 서비스 중단은 중국 게임 업체들과 블리자드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더나인은 블리자드에 무려 400만명이 넘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넘겨주지 않고 있다. 더욱이 블리자드는 현지 서비스 업체가 바뀌면 서비스 허가(판호)를 다시 받아야 하는 제도 때문에 앞으로 수 개월 동안 정상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중국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은 와우의 가장 큰 대항마인 아이온으로 쏠리고 있다. 아이온 현지 서비스 업체인 샨다가 운영하는 서버 수는 150대를 넘어섰다. 샨다는 지난 4월 8일 47대의 서버로 아이온 서비스를 시작했다. 두 달만에 3배 이상 규모가 커진 셈이다.

업계는 보통 서버 한 대당 수용할 수 있는 동시접속자를 5000명 내외로 잡는다. 샨다의 서버 수를 감안하면 아이온 동시접속자는 80만명에 육박한다.

엔씨소프트 측은 “와우 서비스 중단 이후 아이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며 “당장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외국 게임 전반에 대한 중국 게임 이용자들의 부정적 시각이 높아져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지난 10일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아틀란티카의 초기 반응도 뜨겁다. 아틀란티카 현지 서비스 업체인 더나인이 첫 날 준비한 서버 수는 32대였지만 이용자가 몰리면서 급히 12대를 증설했다. 와우를 뺏긴 더나인의 아틀란티카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와우를 뺏긴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흥행작 마련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더나인은 와우 결제 고객의 잔여 금액을 아틀란티카로 이전하도록 유도했다. 게다가 처음 아틀란티카를 하는 고객에게 선불 카드를 무료로 나눠주는 등 2억위안(약 366억원)을 들인 대규모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