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콘텐츠 불법복제 `국경 없는` 단속을

 코트라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불법 복제품의 약 70%가 중국에서 제조된 것이라고 한다. 중국이 세계 ‘불법 복제의 공장’이라는 말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증명한다. 인터넷으로 유포되는 불법 복제된 한국 동영상의 태반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동영상 검색엔진 엔써즈가 지난 2개월간 조사한 결과는 한국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불법 제작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두 달간 한국 방송물 조회 수 5680만건 가운데 무려 86%에 달하는 4940만건이 중국서 서비스한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불법복제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SW나 CD, 휴대형기기는 중국 동남부 해안을 따라 무수히 산재한, 이른바 ‘산자이’라는 지하 불법 공장에서 엄청난 양을 찍어낼 뿐 아니라 겉모양만 약간 바꿔 지재권도 피해 간다. 콘텐츠는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웹하드 업체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한국 음악이나 영화, 드라마, 그 밖의 음악 프로그램을 무차별적으로 올려 놓고 있다. 물론 국내 방송사나 지재권 소유자와 판권 계약을 맺지 않은 불법 복제물이다.

 방송사나 영화 관계자들은 한때 아시아를 휘몰아쳤던 한류 열풍도 이제는 큰 수익원이 아니라고 한다. 방송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드라마나 영화를 현지에서 이미 인터넷으로 보니 수출이 될 길이 없다. 여기에 부가되는 각종 캐릭터는 현지에서 이미 허락도 없이 팔리는 실정이다.

 사실 불법복제 문제는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심각한 상황이다. 비근한 예로 올 3월 워낭소리가 개봉 두 달도 안돼 인터넷에 복제 영상이 떠돌아 일본과 미국으로 퍼져나간 적이 있다. 문화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막을 뿐 아니라 창작의욕을 송두리째 꺾어버리는 콘텐츠 불법복제 근절에 이번 ‘중국은 한국 동영상 불법복제 온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