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제품을 만드는 데 100원을 들였는데, 대기업이 90원에 사간다면 당연히 제공돼야 할 나머지 10원어치 커스터마이징이나 애프터서비스는 생략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따른 품질 저하나 이미지 손상은 결국 대기업이 감당해야 할 피해로 돌아갑니다.”
황인환 코위버 대표이사 회장이 말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가격론이다.
황 회장은 “이윤을 챙기는 것이 어느 기업이든 목표가 될 수 있고, 되도록이면 저가에 구매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것이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다다라서는 안 된다”며 “대기업이 원가분석 기준을 중소기업 제품에도 엄격히 적용하고, 협력사도 가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만 우리의 고질적 최저가 입찰 문화는 조금씩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생은 함께 사는 길이기도 하지만 함께 성장하는 길임을 분명히 했다.
황 회장은 “과열 가격경쟁 구도를 무조건 강요하기보다는 협력사를 키우고, 같이 가는 것이 대기업에도 더욱 큰 발전 요인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며 “LG파워콤이 경쟁 일변도의 정책보다는 수요 네트워크 장비 기술을 제안하고, 사양을 정하는 토론을 벌이며, 디자인까지 리뷰하는 협력을 해 온 것이 오늘 양사의 윈윈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코위버는 그동안 유선 중심의 광전송장비 사업에서 무선 쪽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 1월 무선장비 사업 전담을 위해 자회사 위버브릿지를 설립했다”며 “코위버 출발 때처럼 엔지니어 중심의 연구단계지만 향후 유무선 통합 장비시장, 4세대 이동장비시장 등에서는 분명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술협력이 미래 도전에도 엄청난 자극과 힘이 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 회장은 “끊임없는 서로에 대한 자극과 신기술 개발 의욕 공유도 대·중소기업 협력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