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IT융합` 신대륙을 개척하다

[ET단상] `IT융합` 신대륙을 개척하다

 매년 6월이 되면 우리나라 최신 유행의 1번지 삼성동 코엑스가 화려한 IT 빛깔로 치장한 채 고운 자태를 한껏 뽐낸다. 바로 국내 최대 IT 전시회인 ‘WIS/G-TEK/ITRC포럼’ 때문이다.

 WIS/G-TEK/ITRC포럼은 이미 국내외에 널리 알려져 많은 참관객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올해도 많은 시민의 기대에 부응해 풍성한 볼거리와 흥밋거리로 채웠다. 또 방송통신장관회의와 미국 조지아 주정부 IT포럼 등 주요행사가 동시에 개최돼 정보기술과 융합기술 등 국내외 첨단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 발전 방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됐다. 기존 IT 분야 경쟁력을 기반으로 그린IT, 녹색성장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입하고 있는 국내 업계에도 신선한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매년 대규모 IT 행사에 수많은 내외국인이 참관해 미래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우리나라 IT 산업은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무역수지 적자를 수출로 만회하는 등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해왔다. 또 앞으로 자동차·조선·건설·의료 등 전통산업과 IT의 융합은 교통·주거·레저와 같은 또 다른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IT는 바다의 거친 바람, 황무지의 태양열 그리고 폐기물을 에너지로 변환하는 녹색성장산업과 지구공동체가 직면한 기후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할 핵심 요소다.

 IT 산업의 고도 성장과 향후 IT를 기반으로 한 신산업의 성공 여부는 지금까지와 같이 우수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해 필요한 분야에 공급하는 것에 달려 있다. 그러나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위기로 가계소득이 줄고 청년실업이 늘어나면서 IT 분야 대학원 진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한정된 인적자원을 창의적이고 우수한 IT 융합인력으로 양성해 산업체의 인력난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동시개최행사로 열리는 ITRC포럼은 주목할 만하다. 전국 38개 대학IT연구센터에서 3000여 대학원생이 프로젝트 수행과 연구개발로 이루어낸 연구성과물이 참신하고 흥미로운 모습으로 소개된다.

 대학원생은 자신들이 연구한 어렵고 복잡한 기술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즉석 퀴즈무대도 마련한다. 각 센터의 연구결과물 전시장면도 UCC로 만들어져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인의 평가를 받는다. IT 융합인력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기술과 비즈니스마인드를 겸비한 전문가로 성장한다.

 WIS/G-TEK/ITRC포럼은 규모와 콘텐츠 면에서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가장 큰 변화는 IT와 문화의 융합, 브랜드 가치 창출이다. IT 융합은 어떤 영역이라도 찾아가서 새로운 산업으로 진화하는 창의적인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특성은 IT가 기술 간 융합뿐 아니라 무형의 문화와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WIS/G-TEK/ITRC포럼은 전문가 중심의 전시회를 넘어 일반인과 외국인도 흥미롭게 참여하는 역동적인 IT 축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IT를 중심으로 꽃피우는 각종 전시, 기술상담, 세미나, 음악공연, 퀴즈쇼, 외국인 설명회 등은 창의력과 결합해 꽃박람회보다 화사하고 카니발보다 강렬한 IT 문화로 진화할 것이다.

 정부·기업·대학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기술과 독특한 문화가 전시되는 WIS/G-TEK/ITRC포럼은 미국의 CES나 독일의 세빗과는 다른 우리의 IT 행사 브랜드로 성장해 대한민국 이미지와 브랜드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성옥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solee@iit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