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인을 찾아서] 야설록 예당온라인 상임고문

[디지털 장인을 찾아서] 야설록 예당온라인 상임고문

 강한 창조적 에너지는 장르를 뛰어넘어 발휘된다. 야설록 예당온라인 상임고문(49)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80년대 사마달·금강 등과 무협소설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그는 이현세 화백의 ‘남벌’ ‘아마게돈’ 등 인기 만화의 스토리 작가로도 이름이 높다. 무협소설과 만화 스토리를 거쳐 야설록 고문은 온라인 게임에서도 최고의 작품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고대 동양에도 고유의 색채를 지닌 상상력의 자원들로 이루어진 멋진 세계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야설록 고문이 제작 총지휘하고 있는 ‘패 온라인’은 기원전 2700년 고대 동북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동양 판타지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이다. 그가 온라인게임 기획자로의 변신하게 된 출발점은 10여 년 전 아들이 하던 온라인게임의 매력에 빠지면서이다.

 “처음에는 아들과 공통 화제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는데 게임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제가 게임마니아가 됐어요. 그러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컴퓨터 속 세상인 온라인게임이 책이나 만화와 같이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온라인게임을 즐기면서 그에게는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 대부분의 MMORPG가 요정과 기사, 생소한 괴물인 오크·트롤 등이 등장하는 서양 신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최초로 동양 판타지의 계보를 써나가는 작업을 패 온라인 게임을 통해 시작했다.

 패 온라인은 동북아시아의 고대 지리서이자 신화집인 산해경과 각종 고서들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상상력이 더해진 고대 동양의 영웅담, 신화와 함께 끊임없이 벌어지게 될 다양한 전투 등이 더해진다.

 패 온라인은 기획만 3년 넘게 걸렸다. 작가로서 야설록 고문의 고집스러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 온라인게임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색채와 캐릭터, 배경 등 동양적 신비로움이 있는 패 온라인에서 탄탄한 이야기들은 5000여 개의 퀘스트로 재탄생되고 있다.

 글을 썼던 예전이나 게임을 만들고 있는 지금이나 자신을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꾼이라고 말하는 야설록 고문은 “내가 하고 있는 작업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틀리지 않습니다. 단지 게임 속에서는 그간 펜을 통해 표현했던 텍스트의 한계를 벗어나 시각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라 할 수 있죠”라고 말했다.

 야설록 고문은 이어 “지난 10년간 수많은 온라인게임을 접해본 열혈유저로서 어떠한 메시지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도 재미가 없으면, 그 이야기를 지켜봐 주는 사람이 없다”며 “온라인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재미 또한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