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의 첫째 조건은 ‘고객’이다. 제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고 품질이 우수해도 정작 고객 마음을 읽지 못하는 상품은 시장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다. 특히 경기 불황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처럼 기본 기능까지 충실하면서 소비자 마음을 흔든 제품이 2009년 전자신문 상반기 히트상품에 올랐다. 히트상품 면면을 보면 한 순간에 파격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으로 소비자 눈길을 붙잡은 제품보다는 수 년 동안 꾸준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브랜드 노하우를 쌓은 제품이 돋보였다.
실제로 역대 고객만족 부문 히트상품을 보면 유독 ‘스테디 셀러’가 많았다. 꾸준히 고객에게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고 이미지를 가꿔 나가면서 히트상품 대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LG전자 전명우 상무는 “최근 히트상품의 경향은 고객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고객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능을 제품에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LCD TV 부문에서는 ‘삼성 LED TV’가 단연 주목을 받았다. 기존 TV와 선을 긋는다는 파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LED TV는 지난 3월에 출시했지만 제품·성능·디자인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으면서 고객만족 부문에 뽑혔다. 자타가 인정하는 에어컨 장수 브랜드 LG전자 ‘휘센’도 돋보였다. 휘센은 브랜드뿐 아니라 ‘S라인’이라는 기존 제품과 확실히 구분되는 잘록한 디자인을 앞세워 고객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최근 관심이 높은 인터넷 전화 관련해서는 삼성네트웍스가 이름 값을 톡톡히 해냈다. 디지털 복합기와 관련해서는 국내 프린터 시장을 개척한 ‘HP 아성’이 아직도 확고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중소업체도 틈새 시장을 공략해 다수 제품이 고객만족 부문에 올랐다. ‘MP4’ 제품은 오라컴이 차지했다. MP4는 MP3에 동영상까지 지원하는 제품으로 최근 수요가 크게 일어나고 있다. 오라컴은 뛰어난 음질과 함께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 잇따른 보안 사고로 관심이 높은 보안USB는 닉스테크가 선정됐다. 유통과 관련해서는 TV홈쇼핑에서 GS홈쇼핑,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하이마트가 지난 상반기에 가장 고객의 사랑을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