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제출하는 부하직원에게 다정하게 웃으면서 ‘다시 해와’라고 말할 때와 미심쩍은 찡그림으로 ‘잘했네’라고 말할 때, 어느 경우가 더 부하에게 좋은 느낌일까.
딸아이에게 두 손을 꼭 잡고 ‘공부를 좀더 해야겠다’고 말하면 아이는 마음을 담아 반성한다. 반면에 짜증나서 힐끗 곁눈질로 ‘일기 잘 썼네’라고 칭찬하면 마음을 다친다. 이성적인 내용 못지않게 감성적인 느낌이 중요하다. 이성은 결론을 낳지만 감성은 행동을 낳는다. 옳고 그름 못지 않게 좋고 싫음에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감성은 거울처럼 복사되고 바이러스처럼 전염된다. 사무실에서 한 동료가 우울해 하면 다같이 우울하다. 감성능력은 긍정적인 감정을 오래 유지하고 서로 좋은 느낌을 나눈다. 하지만 감성능력이 떨어지는 조직은 부정적 감정을 어설프게 억누른다. 회복은커녕 더욱 가라앉는다.
기분과 상관없이 아침에 외치는 구호,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무표정한 회의, 찬바람이 쌩 도는 냉혈인간의 안부인사, 교묘한 부드러움으로 연출된 가식적인 칭찬은 조직 구성원의 감성 능력을 가둬버린다. 심장을 도려낸 것처럼 감정을 못 느끼고 각질이 피어오를 정도로 대화가 건조하다.
감성 리더는 이런 조직 분위기를 쇄신해 감성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감정이 충돌하는 현장에서 서로를 도울 방도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든다. 감성리더는 사기를 북돋우고 직원 공감을 끌어내며 다정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감성 리더는 자기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좋은 감정을 유지하고 조직의 감정을 전환시킨다. 감성적인 리더는 유쾌하고 낙관적인 전망을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킨다. 조직 구성원은 감성 리더에게서 희망과 웃음을 찾는다. 미래가 없는 조직에서도 감성 리더는 기쁨과 희열을 찾게 하고, 조직의 비전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