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MMS, 아직 시기상조"

 오는 2013년 디지털 방송 전환과 함께 지상파 방송국이 추진 중이던 다채널 방송(MMS)에 제동이 걸렸다. 무료 보편 교육 서비스를 앞세운 EBS가 먼저 추진해왔지만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차별적 허용’ 불가 방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도 비용 문제 등을 들어 MMS를 잠정 유보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18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EBS가 방통위에 질의한 ‘EBS 디지털TV 다중방송(MMS)’ 허용 여부에 대해 방통위는 이달 초 담당 과장 명의로 된 답변서로 ‘현재로선 EBS에게만 다른 방송사와는 달리 차별적으로 MMS서비스를 허용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회신했다.

 MMS(Multi Mode Service)란 디지털 방송 1개 주파수 대역(19.39bps)을 쪼개 5∼6개 SD방송을 추가 송출하는 것으로, 채널이 늘어나기 때문에 방통위의 인허가가 필요하다. 방통위는 MMS 채널 성격과 공감대 형성 부족 등을 이유로 허가를 미뤄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EBS는 최근 학교·공교육 보완을 이유로 방통위에 의지를 재타진했지만 지난 2004년에 이어 다시 한번 MMS 서비스가 좌절됐다. EBS는 △10-1채널 지식채널 HD방송 △10-2채널 초·중·고 학습 및 수능 방송 △10-3채널 EBS잉글리쉬 등 영어 교육 중심으로 한 무료 교육 MMS방송을 이미 시험 가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EBS는 지난 5월 끝난 코바2009전시회에도 MPEG2 인코더와 VBR기술을 이용해 HD, SD, 데이터 방송 등을 선보인 바 있다.

 EBS 관계자는 “최근 이경자 방통위원이 방문했을 때도 MMS에 관심을 보여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했다”며 “EBS잉글리쉬가 의무 재전송 채널에서 빠지는 등 EBS 무료 교육 콘텐츠가 밀려나고 있어 지상파를 통한 윈도 확대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BS의 실패에 다른 방송국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무료 교육 채널인 EBS도 안되는데 광고 증대 등의 논란이 있는 지상파 방송국에 허가를 내주긴 어려울 것이라는 내부 반응이다.

 24시간 뉴스 채널, 어린이 채널을 송출하려던 KBS는 최근 내부 보고서를 통해 비용 문제 등을 들어 MMS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EBS MMS 불발은 향후 국회에서도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EBS 영어 채널 MMS허용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한 바 있는 등 정치권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정현 의원실은 “지난 4월 요청 이후 방통위로부터 답변을 들은 바 없다”며 “사태를 파악한 후 다시 한번 방통위에 건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