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세계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국내 휴대폰 부품소재 업체 중에서는 아직 글로벌 기업이라 할 만한 곳이 드물다. 특히 장치·소자 부품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의 매서운 견제와 모듈·조립 부품 분야에서 대만, 중국 기업들의 발 빠른 추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휴대폰 부품 기업들은 그야 말로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첫째 휴대폰 사업의 특성상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짐에 따라 타 산업에 비해 신기술 및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능력 강화가 필요하다. 과거와 같이 기술개발 로드맵을 통한 점진적 기술혁신보다는 능동적으로 한발 앞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예측하고 선행기술개발을 통해 대응해야만 성공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둘째, 고객 가치 제공을 위해 고객의 소리를 듣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고객 밀착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맞춤 마케팅을 통해서도 고객 기반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휴대폰 업체의 디자인이 완료된 후 부품업체가 참여하는 기존의 프로세스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공동으로 참여한 후 서로 협력하고 문제점을 상호 보완하는 형태의 한발 앞선 고객 근접 지원이 요구된다.
셋째 기업 규모 확대를 통한 글로벌 원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적정한 기업 규모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 △구매 △생산 △마케팅 등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와 전부문의 손실 절감, 생산성 향상 및 전원참여의 극한 원가절감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 해야 한다.
휴대폰 업체로부터의 부품 판가 압박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규모 확대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는 성장 이전에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은 저가 판매를 통한 신흥시장 수요 창출 및 수익 확보를 위해 원가 경쟁력을 갖춘 대만과 중국 기업으로부터의 부품 조달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기업 규모 확대는 원가 절감뿐만 아니라 기업의 안정성을 입증하고 고객사의 해외 현지 생산 클러스터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내부혁신을 통한생산성향상을 통해 투입자원의 효율성증대와 제품의 구조적 개선을 가속화 하여 원가 경쟁력 확보라는 선순환 싸이클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은 지역과 제품 영역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부품 시장도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 들었다. 고객과 제품을 넘나들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함께 부품 기업간 상호 협력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정부·학교·기업이 부품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경쟁력을 확보 한다면 한국 부품소재기업들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시동 LG이노텍 모바일사업부장 sdnoh@lginnot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