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과 기관장의 업무평가가 발표됐다. 결과는 IT·정보화 기관들의 성적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다소 미흡하다. 산업을 바라보는 정권의 시각이 배어있다면 ‘홀대’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검증 대상 100개 기관 중 경고조치 대상인 D등급 16개 기관에 한국전파진흥원,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이 포함됐다. 92개 기관장에 대한 평가에서도 한번 더 같은 등급을 받으면 해임 건의에 들어갈 기관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 한국정보사회진흥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통합 전의 기관·장 평가인지는 몰라도 흡수 합병되는 기관들의 평가가 썩 좋지 않았다. 한국정보사회진흥원과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으로 통합됐다. 한국산업기술재단과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기관장 평가에서 50∼60점을 받는데 그쳤다. 이들 기관은 이미 해산돼 각각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 통폐합된 상태다.
IT·정보화 기관들의 평가가 좋지 않은데는 산업경기 영향도 배어 있을 것이다. 수출을 강조하고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는 정권의 산업 육성책을 반영하듯, 이 분야 기관과 기관장들의 점수는 좋았다. 반면 부처의 통폐합이후 사라진 부처의 산하기관들은 좋은 점수를 받은 경우가 많지 않다.
물론 평가는 공정하게 이뤄졌을 것이다. 정부의 경영평가가 정책을 반영해서 이뤄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으로 IT·정보화 부문 기관들의 상당수가 좋지 않은 점수를 받은 것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최근 10년 한국경제를 견인한 IT산업, 이를 지원한 기관들의 성적에 이해 당사자들의 반성은 물론, 평가의 기준에 대해서도 한번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