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인 줄 알아라, 이것들아” “미친 거 아냐?”라는 유행어가 사무실에서 농담처럼 자주 등장한다. 다행스러운 건 예전에 들었다면 얼굴을 붉히며 자괴감에 빠졌을 텐데 요즘은 워낙 개그 상황에 면역이 생겨서 그런지 웃으며 받아넘길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돼?”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생각 좀 하고 살아라” “그렇게 할 거면 관둬” “직장을 놀려고 다녀?” 등의 표현은 한번 들어도 귓전을 안 떠난다. 일보다 말이 더 사람을 절망하게 한다. 리더가 볼 때는 정말 안 되겠다 싶어서, 자극을 받아 오기로라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라서 한 말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는 전달이 아니라 받아들여지면서 나타난다. 뾰족한 꼬챙이로 테두리만 들추어선 그를 변화시킬 수 없다. 공격적인 말은 대부분이 비효과적이다. 비효과적인데도 불구하고 상대를 위해 하는 말이라는 핑계로 내 감정의 분풀이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 마음을 앞서서 주워 담을 수 없는 생채기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반면에 “니들이 고생이 많다”는 유행어도 대박을 쳤다. 길지 않지만 파워 있는 격려의 말, 힘을 주는 위로의 말이 유행까지 타게 돼 반갑다. 이 한마디는 당장 어떤 대안도 없고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없어도 따스하다.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 “우리 회사의 보배” “네게 맡기면 걱정이 안 돼” “우리 끝까지 같이 가자”등의 말을 시시때때로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하자. 이것은 통장에 입급시키는 월급 못지않게 영혼을 살찌우는 지갑이 된다. 마음의 무게는 저울로 잴 수 없고 관심의 키는 자로 잴 수 없다. 다만 표현하고 나눌 때 비로소 잴 수 있고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며 격려할 사람을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