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온라인 판매 `고심`

 공룡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기업의 핵심 비용 절감 수단으로 떠오른 온라인 소프트웨어 판매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을 찾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지만 판매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이 적고 기존 제품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쳐 선뜻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22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온라인 소프트웨어는 프로그램 패키지를 구매해 기업 하드웨어에 설치하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와 달리 웹 상에 위치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으로, 기존 시스템보다 가격이 75%까지 저렴하다.

 IDC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이 구매할 예정인 총 2840억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중 온라인 버전은 95억달러 어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체 소프트웨어 판매량의 증가세가 3.4%로 주춤한 반면 온라인 제품의 판매 증가율은 연간 40%로 가파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온라인 소프트웨어 사업을 꺼려왔던 대형 기업들도 최근 이를 전략 부문으로 육성하고 나섰다.

 래리 앨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온라인 소프트웨어 판매 기업들이 돈버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오라클은 10여개가 넘는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AP도 올해 말께 온라인 구매 툴을 출시하고 내년에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추가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HP는 이달 초 자사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대부분을 온라인 버전으로도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은 이미 수년 전부터 온라인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검토를 해 왔다.

 문제는 수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례로 오라클이 전통적인 고객관리소프트웨어를 판매할 경우 구매 업체는 종업원 한 명당 기본 3750달러에 매년 서비스 지원비로 1인당 82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반면 오라클이 현재 판매 중인 온라인 제품은 1인당 월 70달러만 내면 해결된다.

 SW 업체들은 고객이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단기간 사용할 경우 수익성이 심각하게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라클의 현재 순익은 24.6%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온라인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의 순이익은 4.4%에 머물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톰 호건 HP 소프트웨어 부문 최고담당자는 “기존 SW 기업들에게 온라인 모델은 파괴적”이라며 “주주들 역시 이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최대한 기존 제품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팔 수 있는 묘안을 짜내고 있다. 존 우키 SAP 부사장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와 상호 보완 기능을 하는 온라인 제품 판매를 구상 중”이라며 “또 온라인 소프트웨어 마케팅 조직을 아예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