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모든 중소업체에 협력사 자격을 오픈한다. 최근 통신사업자들이 중소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각종 구매제도 개선을 진행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중소기업의 관심이 고조됐다. 특히 새 구매제도(안) 발표를 앞둔 KT 등이 표방하는 우수 협력사 위주의 ‘소수 정예’ 정책 방향과 다른 접근이라는 이유로 주목됐다.
LG텔레콤(대표 정일재)은 신규업체 등록 및 제안 프로세스를 개편, 기존 공급 업체를 포함한 모든 업체에 거래등록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24일 오후 공사자재 및 부대장비 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에 앞서 중계기 업체 대상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하반기에는 단말·데이터장비 업체가 예정됐다. 24일 설명회에는 기존 협력사 27개사보다 20개 많은 47개사, 중계기 업체 설명회에는 기존 협력사 7개보다 약 4배 많은 27개사가 참석했다.
새 제도의 골자는 4세대(4G)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그동안 거래가 없던 우수 기업들의 납품 문호 개방이다.
절차는 먼저 벤처산업협회(KOVA), LGT 사내추천, 웹사이트(suppliers.lgtel.co.kr) 공모 등을 거쳐 신규업체 사전 등록이 되면 서류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특히 웹사이트 공모는 365일 운용, 업체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업체는 기존 공급업체와 함께 평가 및 인증 절차를 받아 새 공급업체로 선정된다. 서류 제출 등의 과정도 모두 온라인으로 처리, 불필요한 접촉을 없앴다.
각종 절차상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모든 등록절차와 규정, 제품 규격 등을 명문화해 사전에 공개하고 평가 기준과 결과도 모든 오픈한다. 특히 업체들에 구매 규모 등을 정보를 제공,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방침이다.
개발 구매 심의를 매달 첫주 수요일 관련 부서 전체회의에서 결정하며 한 달 내에 해당 업체에 결과를 통보한다. 공급업체로 선정되면 1년 단위의 단가 계약을 맺는다. 잦은 입찰로 인한 과당 경쟁을 예방하려는 조치다. 또 제품별 공급업체 수를 관리, 협력사가 일정 규모 이상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제품 구매뿐만 아니라 신기술·품질개선·비용절감 제안도 같은 방법으로 수용한다. 김상도 LGT 구매총괄 담당은 “기존 폐쇄된 협력사 위주의 구매 관행을 타파, 새로운 제안과 기술 수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며 “중소기업들도 LGT를 거쳐 우수한 기술과 제품의 공급사례(레퍼런스) 확보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