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업계가 업계의 ’계륵’이었던 단거리 무선통신 기술 와이파이(Wi-Fi)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태도를 바꾸고 있다. 반면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이를 허용할 경우 데이터 통신 분야의 수입이 급격히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비싼 정보이용료와 데이터 요금 등의 이유로 제대로 개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라베이스에 따르면 미국 IT전문지 피어스 와이어리스(Fierce Wireless) 분석 결과 버라이존과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 주요 이통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와이파이 기기와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관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버라이존은 지난 5월 3세대(3G) 이통망을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해주는 휴대형 무선 공유기 마이파이를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월 40달러(한화 5만1천600원 상당)에 250MB, 월 60달러(한화 7만7천400원 상당)에 5GB 용량을 사용할 수 있으며, 15달러(1만9천300원 상당)를 내면 24시간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다.
스프린트도 지난달 마이파이를 출시했다. 스프린트는 2년 약정에 100달러(한화 12만9천원 상당)를 받고 마이파이를 판매하며, 약정 기간이 지나면 기기 값의 절반을 환급해준다. 요금제는 월 60달러와 150달러의 2가지가 있다.
AT&T는 와이파이 망에 접속할 수 있는 핫스팟 9만개 이상을 세계 모든 지역에 구축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에 따라 탄력적으로 와이파이 존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전역에 2만개 이상의 핫스팟이 설치 완료됐다.
아울러 AT&T는 3G 네트워크와 와이파이의 원활한 연동을 위해 더욱 향상된 성능의 스마트폰 라인업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T모바일은 2007년 무제한 와이파이 통화가 가능한 ’핫스팟 앳 홈’ 서비스를 일반 대상으로 처음 출시한 바 있다.
T모바일은 또 지난 5월 월 10달러(한화 1만2천900원 상당)에 무제한 음성통화가 가능한 와이파이 기반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법인 시장으로 확대하고 나서는 등 업체마다 와이파이 서비스에 유례없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업자들은 기존에 와이파이를 데이터 수익을 침해하는 경쟁 서비스로 인식했으나, 최근들어 고객 유지 및 네트워크 과부하 해소를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ABI 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용자의 77%가 향후 구매할 휴대전화에 와이파이 기능을 희망하고 있으며, 와이파이 탑재 휴대전화 사용자의 75%가 와이파이 기능을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