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을 향한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닌텐도의 ‘위 핏’, 일렉트로닉아츠의 ‘EA 스포츠 액티브’ 등 ‘건강’을 테마로 한 기능성 비디오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다.
28일 로이터는 한때 비만의 주범으로 몰렸던 비디오게임을 이제는 의료계, 산업계가 나서 장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강 게임에 대한 관심은 올해로 5회째 열린 ‘건강을 위한 게임 콘퍼런스(Games for Health Conference)’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최근 열린 주요 게임 콘퍼런스의 참가자 수가 평균 40%나 줄었지만 이 콘퍼런스에는 지난해 100명에서 올해 390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게임 개발자·투자가·의학전문가 등이 주를 이뤘다.
‘건강을 위한 게임 프로젝트’의 공동 창립자인 벤 소이어는 “헬스케어 산업이 미국 GDP의 18%를 차지하는 것에 비춰볼 때, 건강 게임도 향후 게임 산업의 가장 큰 카테고리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위 핏, EA 스포츠 액티브, 댄스댄스 레볼루션(DDR) 등 건강 게임의 매출 18개월 치를 합치면 20억달러에 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게임 개발자와 투자자들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게임 개발사 빅존게임스는 닌텐도용 기능성 게임 두 작품을 잇달아 선보인다. 담배와의 전쟁을 주제로 한 닌텐도 DSi 용 ‘버트 키커’, 실제 가라테 동작을 배우는 닌텐도 위 용 ‘가라테 베어스’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능성 게임 개발업체 버추얼히어로스는 암 환자를 위한 일인칭 슈팅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 게임은 비영리 의료단체 홉랩(Hope Lab)이 2006년 선보인 ‘리미션(Re-Mission)’의 속편이다. 제리 헤네그한 버추얼비주얼스 CEO는 “주인공 ‘록시(Roxy)’가 암과 싸우는 기존의 주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무기를 도입해 인체 내에서 암과 싸우는 현실감과 재미를 더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영리 기구들은 정부가 나서 기능성 건강 게임을 지원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아동교육 비영리기구인 세서미워크샵의 마이클 레빈 박사는 “백악관이 (교육 효과가) 증명된 게임의 개발·연구를 촉진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레빈 박사는 최근 게임이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역할을 다룬 보고서를 냈다.
미국 최대의 의료 자선단체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Robert Wood Johnson Foundation)은 정부가 나서 공공 캠페인을 벌일 것을 주문했다. 재단 이사로 재직 중인 데브라 리버만 박사는 “당국자들이 체육·건강 교육을 위해 위 핏, DDR 같은 게임을 채택하도록 해야 한다”며 부모·교사·의료업계 종사자들에게 게임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가르쳐주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