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인터넷 포털 게시물에 명예훼손 관련 임시조치(삭제나 블라인드 처리)를 요청하려면 당사자가 직접 해당 게시물의 URL을 적시해 사유를 소명해야 한다.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명예훼손 관련 임시조치를 요청할 수 없게 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명예훼손성 게시물 처리정책’을 신고 요건·처리 대상·처리 방법·제한 조건 등으로 구체화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명예훼손성 게시물의 처리를 위해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자가 직접 사유를 소명하고 해당 게시물의 URL을 적시해 요청해야 한다. 다만 심각한 명예훼손이 우려되는 게시물이 인지됐을 때에는 당사자 요청이 없어도 KISO에 상정해 처리 방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기관이나 공인의 공적 업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한 임시조치의 남용을 막기 위해 처리의 제한 원칙을 마련했다.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명예훼손 관련 임시조치 요청 주체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들 단체의 장 및 구성원 개인만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임시조치를 요청하는 자가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인 경우에는 자신의 공적 업무와 관련된 내용인 때 명백한 허위 사실이 아니라면 임시조치 대상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KISO 측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기본권의 수범자지 소지자가 아니라는 것은 확립된 이론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 “공인의 공적 업무에 명백한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닌 한 명예훼손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우리나라 판례의 일관된 경향을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KISO는 이 밖에도 △임시조치 후 재게시 방법 △임의의 임시조치 후 게시물 처리 방법 △외부 게시물의 검색 제한 등에도 추후 공동의 처리 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KISO는 다음·야후·SK컴즈·NHN·KTH·프리챌·하나로드림 등 주요 포털 사업자가 회원사로 참여해 지난해 3월 출범시킨 단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