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유럽(EU)도 휴대폰 충전기 규격을 표준화한다. 표준 규격은 ‘마이크로USB’ 소켓으로 정해졌으며, 삼성·LG전자 등 10개 회사가 참여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0906/090630052324_587454750_b.jpg)
내년부터 유럽(EU)에서도 휴대폰 표준 충전기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각) EU집행위원회는 삼성전자·LG전자·노키아·소니에릭슨·애플 등 주요 휴대폰 업체 10개 회사가 EU의 충전기 표준화 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EU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같은 고가의 휴대폰을 중심으로 표준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EU의 차세대 휴대폰 충전기 표준 규격은 ‘마이크로USB’ 소켓으로 정해졌다. 지난 2월 GSM협회(GSMA)가 2012년부터 단일화하기로 한 규격과 같다.
EU의 새 규격은 데이터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고가의 휴대폰에만 적용된다. 업계는 2010년 팔리는 휴대폰 중 절반 가량이 이런 휴대폰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U위원회는 휴대폰의 교환 주기를 볼 때 앞으로 3∼4년이면 거의 모든 휴대폰이 표준 충전기를 사용하는 휴대폰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충전기 규격 단일화는 소비자 및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휴대폰 충전기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고, 제조업체는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존 멀더 소니에릭슨 사장은 “표준 충전기는 소비자는 물론 업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발생하는 충전기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권터 페이호이겐 EU 기업·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EU에서만 휴대폰 부속품으로 매년 수천톤의 폐기물이 발생함을 지적하며 “어디서 새 휴대폰을 사든 쓰던 충전기를 버릴 필요가 없게 됐다”고 합의안의 의의를 설명했다. 현재 유럽에 보급된 휴대폰은 약 4억대로, 매년 1억8500만대 가량이 새로 팔린다.
합의안에는 모토로라, 리서치인모션(RIM) 같은 제조업체는 물론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NEC 같은 칩 제조회사도 참여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충전 규격을 고집해온 애플이 참여를 선언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위원회는 합의안에 참여한 10개의 회사가 유럽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EU위원회는 또한 유럽의 충전기 표준 규격이 향후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권터 페이호이겐 집행위원은 “휴대폰 제조사들이 유럽에만 표준 규격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로 적용될 유럽 표준이 세계적으로 파급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미국 이동통신산업협회(CTIA)도 충전기 규격으로 마이크로USB를 단일화하는 데 지지 의사를 표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