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해외진출 기업의 또 다른 역할

[현장에서] 해외진출 기업의 또 다른 역할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 2005년 중국 장쑤성 우시에 ST마이크로(현재 뉴모닉스)와 공동으로 합작공장을 설립했다. 최소 비용으로 300㎜ 웨이퍼 생산시설을 확충해 글로벌 생산체계를 구축하면서 동시에 상계관세 등 통상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중국 D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켜온 하이닉스는 우시공장 설립으로 그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원자바오 총리, 자칭린 정협 주석, 시진핑 국가부주석, 리커창 상무부 총리가 차례로 하이닉스를 방문한 점도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중국 언론에선 이런 고위 인사의 방문보다는 중국 현지에서 있었던 환경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중국 언론이 하이닉스가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외자 기업이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파트너란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지에서 채용한 중국 직원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반년간 중국 공장 파견근무를 통해 그들이 하이닉스 직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국 내에서도 최고의 교육을 받은 인재가 많이 일하고 있었는데, 한결같이 급여나 복리후생에 대한 만족은 물론이고 미래 비전까지도 공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이라는 나라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졌다. 대답은 기대보다 실망스러웠다. 당시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시점이었는데 한국이 이미 20년 전에 올림픽을 개최했다는 것을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또 내게 ‘자동차가 있냐’고 묻는 동료에게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몇 년치 급여를 모아서 샀냐’고 묻기도 했다.

 이쯤 되면 글로벌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이 하나 추가된다. 기업의 존재 이유인 이윤추구는 물론이고 현지화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문화를 이해해 서로 융합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해외진출 전략이 돼버렸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은 어떨까. 단순히 우리 회사를 알리는 데 그치지 말고 우리나라를 제대로 알리는 데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기업들이 앞장서야 할 때다.

하이닉스반도체 홍보팀 김재순 대리 jaesoon.kim@hyni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