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인터넷 필터링 소프트웨어(SW) 의무화 조치를 강행할 것이라고 차이나데일리가 2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 관계자는 ”유해물 차단 소프트웨어 설치 계획은 결국 실현될 것“이라며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해물 차단 소프트웨어) 시행시기가 늦춰진 것은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해당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시장에 내놓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일부 업체들이 먼저 시행하면 나머지 업체들이 뒤를 따르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현 상황에서 최종시한을 정해놓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차이나데일리의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앞서 중국 당국은 7월1일부터 자국 내에서 생산·판매되는 모든 컴퓨터에 인터넷 필터링 소프트웨어인 ‘그린 댐-유스 에스코트’를 의무적으로 장착하기로 했다가 지난달 30일에 시행시기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준비 부족 등 현실적인 요인을 감안해 설치 의무화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 정부와 PC 제조사, 전문가들이 잇따라 인터넷 자유 침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사실상 시행을 철회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었다.
한편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 500여명은 지난 1일 저명한 설치미술가인 아이웨이웨이 주도로 베이징 시내 외곽에서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 조치에 항의하는 모임을 개최했다고 홍콩의 명보가 2일 보도했다.
7월 1일은 중국이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인 ‘그린 댐-유스 에스코트’를 탑재한 PC 보급을 시작하기로 예정했던 날이다.
아이웨이웨이는 최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인터넷에 대한 검열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7월 1일에는 아예 인터넷을 사용하지 말 것을 제안했으며, 이날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 같은 취지에 동참한 누리꾼들이다.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린댐은 꺼져라’ 등의 구호가 적힌 흰색·녹색·청색의 티셔츠를 입고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 조치에 맞서 나가기로 의지를 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