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폰 도난 주의보!

 ‘뉴욕의 좀도둑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사냥감은?’

 지폐 몇 장이 들었는지 알 수 없는 지갑 대신 아이폰·블랙베리 등 고가의 스마트폰을 노리는 범죄가 늘고 있다고 5일 로이터가 전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뉴욕의 경범죄는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값비싼 휴대 기기를 노린 범죄는 신문 지상에서나 인터넷의 블로그를 통해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3G S’, T모바일의 ‘사이드킥(Sidekick)’ 같은 고가의 최신 휴대 기기가 타깃이다. 지난 5월에는 영화배우 케빈 베이컨이 뉴욕 시 지하철역에서 블랙베리를 도난당하기도 했다.

 폴 브라운 경찰 대변인은 “좀도둑들은 갖고 싶은 제품을 훔치기 마련인데 최근 몇년 사이 아이팟, 사이드킥, 아이폰 같은 것들이 대상이 됐다”며 “10대 좀도둑들이 방과 후 오후의 지하철에서 또래의 소지품을 훔치는 경우도 많다”고 귀뜸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도난 방지 애플리케이션으로 맞서고 있다. 기기 안에 탑재된 도난방지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따로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도둑을 쫓아버리고 잃어버린 휴대폰을 되찾는다.

 아이폰 3G S에 새로 탑재된 ‘내 아이폰 찾기(Find My iPhone)’ 기능이 대표적이다. 사용자에게 내 휴대폰의 위치를 알려주고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해 원격으로 저장된 데이터를 지울 수 있다.

 블로거 ‘해피와플(happywapple)’은 최근 이 기능으로 잃어버린 아이폰을 찾았다. 시카고에서 열린 레고 박람회를 찾았다가 아이폰을 도둑맞았지만, 내 아이폰 찾기 기능으로 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면서 끊임없이 좀도둑에게 “당신이 어디있는지 알고 있다”는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끝내 아이폰을 돌려 받을 수 있었다.

 인도 업체 매버릭모바일솔루션스는 휴대폰을 잃어버리거나, 도난 당했을 때 사이렌을 울려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휴대폰을 돌려달라는 문자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 휴대폰 찾는 것을 도와준다.

 스마트폰이나 고가의 기기를 훔치는 범죄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아이팟이 한창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2005년에는 아이팟 도둑이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주로 통화 기능만 쓰는 일반 휴대폰과 달리 스마트폰은 쓰임새가 많아 지인의 연락처·일정 관리는 물론 e메일·은행 계정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많이 들어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기기 분실을 각별히 신경 쓰는 이유다.

 조슈아 더치 프리랜서 IT컨설턴트는 “누군가 내 아이폰을 훔쳐간다면 피해는 재앙에 가까울 것”이라며 “도난 당하면 즉시 폰 안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해야만 한다”고 염려를 나타냈다.

 외신은 “휴대폰 안에 들어있는 데이터와 휴대폰 자체가 사용자의 정체성이 된 지금 휴대폰 도난이 더 큰 문제로 떠올랐다”며 “요즘은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정체성도 잃어 버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