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 문화기술은 결국 사람이 중심](https://img.etnews.com/photonews/0907/090706052501_347257634_b.jpg)
오래전 모 기업에서 휴먼테크라는 말을 내세운 적이 있는데, 이는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본질적 행복을 위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실제로 이후 많은 제품에서 단순한 속도나 성능 경쟁보다는 디자인이나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에 의한 차별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간이 느끼는 만족감이나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한 요소인 콘텐츠 산업에서는 사람 중심의 기술이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며, 이것이 문화기술(CT)의 성격이 타 기술과 다른 이유가 된다.
CT는 본질적으로 융합형 기술이며 공학과 예술, 디자인 나아가서는 인문학까지 연계해서 발전할 필요가 있는데 여기에서 융합은 사람 중심이어야 한다. 즉, 기술이 사람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은 사용자 관점에서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체계라는 관점에서 그리고 이를 위한 인력양성의 관점에서 모두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CT가 기여할 수 있는 콘텐츠 산업은 게임·영화·애니메이션·미디어아트 등을 비롯해 실로 다양하지만 여기에는 공통적으로 인간의 감성에 관한 연구가 그 기반이 돼야 한다. 감성에 관한 연구를 기반으로 인간 중심의, 인간의 행복을 위한 기술 개발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인데, 여기에는 감성에 관한 공학적, 정량적 접근부터 인문학·철학적 접근까지 모두 포함돼 궁극적으로 콘텐츠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의 연구가 본격화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인문학은 인문학대로, 감성공학은 공학적 차원에서 따로 연구돼 온 측면이 있으나 콘텐츠 사용자의 만족을 위한 측면에서 융합하는 방향으로의 연구가 지금보다 더욱 확대돼야 한다.
융합형 기술인 CT 분야의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주체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사람 중심으로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중 인력양성 측면에서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 육성이 필요하다. 융합형 인재는 조기에 양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산업체보다는 교육기관에서, 교육기관 중에서도 대학원보다는 학부, 학부보다는 그 이전에 문과·이과 구분을 뛰어넘은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 사이의 소통인데, 다양한 분야 출신의 교수 사이에, 교수와 학생 사이에, 학생들 사이에 충분한 토론과 상호 이해를 기반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융합형 기술에 기반을 둔 인재들이 양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구기관 또한 다양한 분야로부터의 인재들이 함께 동일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융합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전산학·인문학·예술·디자인 인력이 다양하게 포함돼야 하며 서비스 사이언스에 기반을 둔 연구개발을 거쳐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콘텐츠 산업의 다양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융합 연구, 융합 교육이 특정 분야·기관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필요성이나 여건에 따라 산업별, 지역별, 기관별로 특화해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항상 콘텐츠 산업의 요구사항과 밀접하게 연결돼야 할 것은 물론이다.
콘텐츠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 녹색산업으로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성장동력이다. 이를 위한 기술에서는 기술 자체보다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사람,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사람, 콘텐츠의 최종 사용자까지 사람 중심의 파이프라인이 중요하다. CT 분야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사용자 만족도 상승, 융합형 인재 양성,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해 발전·육성돼야 할 것이다.
김동호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PD dkim@koc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