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가 AT&T·버라이즌 등 대형 이동통신사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를 두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했다. 국내 휴대폰 업체는 아이폰 등 경쟁 제품이 일차적인 대상인데다 주문을 받아 공급하는 것이어서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돌발 상황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특정 이통사가 최신 휴대폰을 독점 공급해온 관행에 대해 최근 법무부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상원 요청에 따라 이의 조사를 진행할 것을 공식화한 데 이어 법무부가 직접 칼을 빼들면서 관련 업계가 바짝 긴장했다. 본지 6월 22일자 14면 참조
이에 앞서 오바마 행정부의 크리스틴 바니 법무부 반독점 담당 차관보는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관행에 강도 높은 규제를 천명한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통사가 휴대폰 제조업체와 배타적 독점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중소 이통사가 피해를 봤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T&T·버라이즌와이어리스·스프린트넥스텔 등은 각각 애플의 아이폰, 림의 블랙베리커브, 팜의 프리 등 최신 인기 스마트폰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통사는 독점 공급으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휴대폰 업체는 이통사의 막대한 마케팅·영업 자원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총 2억7400만명에 이르는 미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60%를 확보한 AT&T와 버라이즌이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신은 법무부의 검토가 아직 초기 단계며 구체적으로 조사 대상 업체도 정해지지 않아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버라이즌은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해 “이미 셀룰러사우스 등 농촌 지역 군소 이통사와 그동안 버라이즌이 독점해온 LG전자·삼성전자 제품을 함께 공급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라며 중소 사업자와의 협력 노력을 부각시켰다.
한편 국내 업체 관계자는 “모델 수가 극히 적은 애플 아이폰 등이 타깃인 것으로 안다”며 “국내 업체는 이통사가 원해서 모델을 만들어 주는 식이라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