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부품기업들의 수주 실적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가전 제품의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무라타제작소와 일본전산 등 대표 부품업체들의 2분기(4∼6월) 전자부품 수주액은 1분기에 비해 30∼40% 증가했다. 주요 기업의 60% 이상은 3분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경기의 선행지표인 전자부품 수주의 회복은 세계 디지털 경기가 바닥을 쳤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주가가 조정 국면을 보이고 있는 데다 고용정세도 악화되고 있어 고수준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만은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무라타제작소의 2분기 수주액은 1분기에 비해 40% 증가한 13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과 PC에 사용되는 콘덴서와 고주파 부품의 수주 잔고도 중국과 한국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500억엔 정도에 이르는 등 3월말에 비해 43% 급증했다.
교세라도 2분기 월평균 전자부품 수주액이 가장 호조를 보였던 지난해 4∼9월 사이 월평균 수주액의 70% 수준까지 회복했다. 일본전산도 하드디스크드라이브용 정밀 소형 모터의 2분기 출하량이 1분기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 회사 측은 3분기에는 사상 최고인 약 1억2000만대 선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내각부가 집계한 일본의 5월 한 달 기계 수주 실적은 전월 대비 3.0%가 감소한 6682억엔을 기록,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1987년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분야의 기계 수주는 5.4% 증가했지만 비제조업의 설비투자가 6.9%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