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산림복구, 신재생에너지 협력 시범단지 구축을 골자로 하는 ‘그린 한반도’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개성과 금강산 등을 중심으로 산림을 복구하고 북한 지역에 신재생에너지 협력 시범단지를 조성해 이를 탄소배출권과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북한은 산림 복구 및 에너지원을 확충, 남한은 탄소배출권 확보라는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협력방안이다.
정부가 대선 공약사항인 ‘비핵개방 3000’ 프로젝트 외에 현 정권 출범 이후 대북 공동 프로젝트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공 여부를 떠나 이명박정부가 녹색성장 부문에서 남북한이 공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녹색성장이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의 성장까지도 함께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린 한반도’ 구축을 위해서는 북한의 협력이 필요하다. 북핵과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근로자 문제 등으로 고착된 남북 관계에서 현 정부의 ‘그린 한반도’ 프로젝트는 잘 그려진 그림에 불과하다. 현 남북 관계라면 남북 합의는 고사하고 남북 핵심 당국자 간 접촉마저도 어려운 형편이다. 남북은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추진 중인 평양과기대 준공식마저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우선 남북한 관계 개선이 필요조건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전략은 북한을 단순 지원 대상이 아니라 미래 녹색성장 시대에 공존할 수 있는 경제협력에 근거를 두고 있다. 우리는 그간 남북한 공존을 위해서는 이데올로기보다 상호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데서 해결책을 찾아왔다. 이 대통령은 적어도 남북 협력 모델에 관한 한 현 집권세력이 배타시하는 ‘잃어버린 10년’을 참고해야 한다. 중도 실용노선이 성공을 거두고, 코리아 리스크를 없애려면, 북한을 대화 창구로 끌어내야 하는 게 급선무다. 녹색성장을 매개로 한 남북한 성공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