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M&A 촉진해 SW산업 발전 도모하자

[ET단상] M&A 촉진해 SW산업 발전 도모하자

최근 한국 소프트웨어(SW)의 대명사인 한글과컴퓨터가 삼보컴퓨터에 인수합병(M&A)됐다. 재투자 여력이 부족한 한글과컴퓨터는 투자여력을 확보하고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삼보컴퓨터로서는 신성장동력을 찾았으니 양자가 윈윈하는 게임이다.

 SW산업은 SW를 개발·제작·생산·유통하는 일련의 과정과 관련된 모든 산업을 지칭한다. 하드웨어가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물리적인 요소라면, SW는 이들의 작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운용체계 등을 의미한다.

 SW산업의 특성은 첫째 지식집약적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전문 개발인력에 의해 좌우되는 개발프로세스 및 개발자 간 정보교환이 중요하다. 따라서 전문 인력 의존도가 높다. 둘째, 정부의 정책 및 법·제도와 관련성이 큰 산업이다. SW는 하드웨어와 불가분의 관계로, 하드웨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보급정책이 산업발전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SW는 불법복제 성행 및 가치측정의 어려움 등으로 적정한 보상과 평가를 받을 수 없어 SW산업 발전에 장애가 된다. 셋째, 설비투자 및 원재료비의 비중이 큰 제조업에 비해 연구개발비 비중이 매우 높다. 따라서 연구개발비는 실패 시 회복이 불가능한 매몰비용(sunk cost)이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큰 SW산업은 전형적인 고위험산업이다.

 SW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국내 전체 실질 GDP 대비 비중은 2002년 0.96%에서 2007년 1.33%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SW 생산액은 2007년 기준 국내 총 산업 생산액의 1.33%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SW 시장규모는 174억달러로 세계시장에서 1.91%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증가 이유는 국내 SW산업은 다양한 부문의 시스템 구축 경험과 얼리어답터 경향이 강한 시장 환경으로 신기술 추진이 용이하다는 점을 꼽는다. 그러나 중국 등 후발경쟁국과의 기술격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내수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등 많은 위기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SW기업 수는 2004년 4385개에서 2007년 6341개로 13.1%의 연평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한정된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구도는 국내 SW산업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SW산업은 이익창출과 더불어 이윤을 바탕으로 한 연구개발이 계속돼야 한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구도는 이익창출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연쇄적으로 재투자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에 세계시장은 M&A를 통한 거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IBM·오라클·시스코·델·마이크로소프트 등 현금을 많이 가진 대기업이 불황으로 기업 가치가 떨어진 업체를 사들여 몸집과 경쟁력을 키우려고 하고 있으며, 관련 업계는 소수 거대 기업의 경쟁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세계 서버 시장 1위인 미국 IBM이 4위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SW산업의 M&A는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참가자가 많은 국내 SW산업을 고려할 때 동종 또는 유사 업체와의 M&A를 통해 경쟁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상호 경쟁력을 확보, 기업 가치를 크게 증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고객기반·기술력 등 인수대상 기업의 매력 부족, 인수기업의 M&A 여력 부족 등 위험한 측면도 있다. 정부는 SW산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대형화에 좀 더 노력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정책과 자금지원 등도 고려해야 한다.

김경환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교수 khkim61@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