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EU FTA, 발빠른 비준 기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향후 법률 검토와 가서명, 서명, 각국 비준 동의와 유럽의회 승인을 거쳐 이르면 내년 협정이 발효된다.

 협정이 발효되면 무선통신기기, 평판디스플레이, 냉장고 등 생활가전 및 정보가전 부문, 자동차, 부품소재, 정밀화학 부문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와 부품소재산업, 전자정보통신산업 부문에서 일본과 중국 제품 대비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된다.

 한·EU FTA 협정은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증가해 협정 체결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다. 우리는 주력품목인 선박, 자동차, 정보가전, 부품소재산업에서, EU는 금융과 통신, 서비스 산업부문에서 강점을 갖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과 일본 대비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는 점이다. EU산 자동차, 가전제품과 경쟁을 벌이겠지만, 일본과 중국산에 비해 가격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협정 발효가 이르면 이를수록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보다 많은 시장 선점효과를 누리게 된다. 더욱이 대일 무역적자의 원인이 되는 부품 소재 부문에서 연간 19억달러에 이르는 무역역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입선 다변화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산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후방 효과다. 최근 가전업계 공략의 1호 대상으로 삼은 EU지역에서 FTA 타결에 따른 국가 브랜드 상승과 우리기업의 공격적 마케팅이 가해지면, 상상외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문제는 역시 국회다. 한미FTA 비준을 놓고 2년째 지루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회가 걱정이다. 이번 협정을 놓고 논공행상을 벌이다가는 주어진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글로벌 경영에 스피드가 중요하다. 서둘러 결정해 FTA 협정 체결에 따른 효과를 기업이 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