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IT 투어

[현장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IT 투어

 연구실에서 빡빡한 생활을 하던 내게 이달 초에 다녀온 퀄컴 IT 투어는 달콤한 휴식과 동시에 새로운 비전을 찾는 기회로 다가왔다. 특히 폴 제이콥스 퀄컴 CEO와의 만남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나는 폴 제이콥스가 들어오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러 잠시 동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폴 제이콥스와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이어서 그와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세계적 기업의 CEO에게 직접 질문하고 그의 대답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무척 감격스러웠다.

 벅차 오르는 마음에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대며 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이후 우리가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차례로 발표했다. 폴 제이콥스는 우리의 의견을 경청하고 우리를 보며 웃어주고, 우리 눈높이에 맞추어 질문해주며 우리를 끝까지 존중해줬다. 고압적이고 딱딱할 분위기일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너무나도 친절하고 우리를 배려해 주던 그를 절대 잊을 수 없다.

 퀄컴 IT 투어에서 또 하나의 수확은 비슷한 분야에서 각자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여러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나이가 어린데도 나보다 훨씬 더 생각이 깊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한 이들을 보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제까지 큰 어려움 없이 대학, 대학원 생활을 했고 남은 한 학기 석사 생활 이후 회사에 취직하게 된다. 이런 삶은 위험 부담이 있는 일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쉽게만 살아가려고 했던 내 생활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더욱 발전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퀄컴의 수많은 엔지니어들, 함께 참가 했던 친구들을 보고 나니 내가 작은 테두리에 갇혀 그저 쉽게만 살아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새삼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더 늦기 전에 다시 새로이 큰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안지연 포스텍 대학원 전자전기공학부 석사 2학년 an1228@pos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