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예측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월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경기침체로 한동안 주춤했던 아시아의 PC 수요가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블룸버그 등 외신은 일제히 인텔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칭찬했다. 인텔의 2분기 매출은 80억달러(10조2400억원)로 시장 예측치인 72억9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15% 줄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12% 상승한 수치다. 인텔은 1분기에서 2분기로 이어지는 매출 증가율이 1988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PC제조사들이 PC 수요가 회복될 것을 기대하면서 칩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더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업의 PC 수요는 정체 수준이지만 신흥 시장인 아시아, 특히 중국의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아시아 시장의 매출은 44억달러(약 5조6000억원)로 올해 1분기에 비해 21%나 늘었다. 반면 미국·유럽 지역의 매출은 전 분기보다 12%, 9.4% 줄었다.
이익 측면에서는 EU가 부과한 1회성 반독점 과징금으로 적자가 났다. 순손실 3억9800만달러를 기록했다. EU는 지난 5월 인텔이 경쟁업체인 AMD의 시장진출을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를 했다며 14억5000만유로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벌금을 제외하면 인텔은 주당 18센트의 이익을 냈다.
이날 인텔의 주가는 기대 이상의 실적에 힘입어 8.4% 급등했다. 간판 IT업체의 호실적으로 IT업계 전반에 걸친 먹구름이 걷힐 것이라는 기대도 퍼졌다. 라이벌 업체 AMD 등 기술주의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웨드부시모건증권의 패트릭 왕 연구원은 “인텔의 실적은 경기가 안정되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인텔이 최고의 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