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업계 `인터넷 속도전`

 케이블TV업계가 통신사업자의 100Mbps급 댁내광가입자망(FTTH) 인터넷 속도를 뛰어넘는 160Mbps급 초고속인터넷으로 정면승부에 나섰다.

 HCN(대표 강대관)은 내달 1일 160Mbps급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내놓기로 최근 결정하고 상품명, 마케팅 방안 등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저가 인터넷 상품과 IPTV와의 결합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KT 등 통신사로부터 안방을 사수하기 위해서다.

 HCN의 160Mbps급 인터넷은 케이블업계의 기술표준인 ‘닥시스(Docsis)3.0’을 채택한 것으로 3∼4개 채널을 본딩한 만큼 하향 속도가 극대화된 것이 특징이다.

 HCN은 아날로그 기본형이나 10Mbps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전환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CJ헬로비전도 이 방식을 써서 속도를 높인 바 있다. 티브로도와 씨앤앰도 조만간 닥시스3.0 대열에 합류한다. 두 회사는 현재 일부 SO 지역에서 이미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 중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씨앤앰은 최근 호응을 얻고 있는 인터넷전화 전용폰과 광랜을 합친 ‘묶음상품’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CMB 등 여타 MSO도 이미 이 대열에 동참할 계획이다.

 ◆뉴스의 눈

 케이블TV사업자가 이처럼 속도 경쟁에 뛰어든 것은 최근 통신사들의 ‘댁내 방송 시장 진입’에 따른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통신사들은 케이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두드려 방송 가입자까지 확보하는 양날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느린 인터넷 속도’에 불만을 가진 가입자를 대상으로 집중 영업을 펼쳐 IPTV 가입으로 연계시키는 전술이다. 실제로 현장에선 이 같은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블사업자들이 망 투자에 공세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이다. 아직 방송에선 여유가 있지만 결합상품 고객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만약 인터넷이 잠식당하면 방송 가입자까지 뺏길 수 있다는 인식이 케이블사업자를 인터넷 업그레이드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케이블방송사들은 그간 닥시스2.0 혹은 프리(pre) 닥시스3.0 제품을 구축해 소비자들에게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프리 닥시스3.0이란 닥시스3.0 표준이 완성되기 이전에 공식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이다.

 이와 함께 CJ헬로비전이 지난 3월 ‘헬로넷 광랜’ 속도를 업그레이드한 이후 가입자가 월간 1만명 이상 순증하는 등 160Mbps급 광랜이 시장 마케팅 측면에서 먹혀들고 있다는 것도 속도 올리기의 주요 이유다. CJ헬로비전은 최저 1만9800원 가격에 광랜을 서비스해 160Mbps급 이용자 비율을 전체의 35%로 끌어올린 바 있다.

 ◆용어설명=닥시스3.0

 닥시스3.0은 채널 본딩(묵음) 기술을 이용해 데이터 전송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기술로 하향의 경우 최대 160Mbps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은 브론즈, 실버, 풀 3단계로 닥시스3.0을 인증하고 있다. 하향뿐 아니라 상향 전송까지 채널 본딩 기술을 적용한 것이 실버 인증이며 여기에 각종 보안기능 등을 추가해야 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