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전쟁에 놓인 PDP TV, 힘겨운 싸움은 계속된다

 PDP 고화질 TV의 가격이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50인치 PDP TV 가격은 LCD에 비해 평균 300달러 가량 저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PDP의 저가공급이 이뤄진 주요 배경으로는 제조기술의 개선과 함께 LCD 진영과의 생존을 건 경쟁이 꼽힌다. 19일 PC월드는 최근 더욱 거센 파고를 넘고 있는 PDP 업계의 동향을 살폈다.

 ◇왜 싸지나=디스플레이서치의 폴 개그넌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PDP TV의 가격하락 원인으로 ‘업체들의 제조기술 효율화’에 따른 비용절감을 꼽고 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LCD 진영과 경쟁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판매된 40∼50인치 LCD TV는 약 1000만대에 달한다. 반면 PDP는 380만대 수준에 그쳐 LCD의 우세가 뚜렷하다. 여기서 느끼는 PDP 진영의 압박감은 LCD보다 강하다.

 이미 올해 파이오니어·비지오 등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LG·삼성·파나소식의 3자 경쟁구도로 좁혀진 PDP업계는 상대적인 시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전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파나소닉은 46인치 PDP 모델의 가격을 200달러 가량 내렸고 삼성·파나소닉 등의 50인치 모델은 900달러면 살 수 있다.

 ◇사라진 성능우위=얼마 전까지만 해도 PDP의 화질이 앞섰지만 최근 2년새 LCD에 따라 잡혔다. 아이서플라이의 리디히 파텔 애널리스트는 “LCD에서 상당한 화질 개선이 이뤄지면서 성능 면에서 두 기술간 차이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디지털비디오에센셜스의 조 케인처럼 하이엔드급 PDP가 더 우수한 화질을 제공한다는 주장도 여전하지만 그 역시도 가격경쟁 속에 이 같은 품질우위가 묻히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5000달러대 PDP가 비슷한 가격대의 LCD보다 화질이 앞서지만 저가모델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PDP 진영은 일반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오해 또는 선입견을 극복해야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LCD는 더 밝게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전시 판매대의 밝은 조명환경에서 PDP보다 더 좋게 보인다. 이 점은 사실 가정에서의 실제 사용조건과 큰 관계가 없지만 구매시점에서는 LCD에 적잖은 이점을 주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일부 잠재 구매자들은 한때 PDP의 약점이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번인(Burn in)’ 현상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번인은 같은 화면을 오랜 시간 볼때 색이 바래는 현상을 말한다.

 디스플레이서치의 개그넌 애널리스트는 “번인 현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선입견이 최근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PDP와 관련해 흔히 제기되는 비판중 또 다른 하나는 LCD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차이는 무엇을 시청하느냐에 따라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LCD TV는 밝은 이미지의 구현시 사용되는 전력만큼 어두운 이미지에도 같은 양을 소모하지만, PDP는 어두운 이미지에 상대적으로 적은 전력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PDP의 미래=LCD와 PDP 사이의 기술경쟁이 계속되면 PDP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을 수 있다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파텔은 제조사들이 LCD 대비 가격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PDP의 성공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PDP의 타깃은 여전히 LCD의 가격이 높은 50인치 이상 모델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앞으로 2년 정도는 PDP의 이 같은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