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진정한 의미의 하이브리드 가로등

[현장에서] 진정한 의미의 하이브리드 가로등

 요즘 심심치 않게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란 말을 주변에서 듣는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하 하이브리드)은 사전적으로는 서로 다른 기술 또는 동력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결합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각각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을 상호 보완으로 해결하는 융합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하이브리드카가 있다. 큰 동력을 요구하는 시점에서는 내연기관을 사용하고 일상 주행에서는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단일 에너지를 사용할 때에 대비해 2∼3배의 효율을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페달로 얻은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큰 동력이 요구되는 언덕 등에서 전기 모터를 돌려 상대적으로 적은 힘으로도 주행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관심 증가와 함께 가로등에도 하이브리드 개념이 도입됐다. 일반 가로등의 대안으로 초기 태양광 가로등이 등장했지만 실용화에는 실패했다. 일조량이 부족해 조명이 소등되는 사례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을 합친 하이브리드 가로등이 등장했다.

 신재생에너지 두 가지를 결합한 이 가로등은 에너지 절감이라는 시대적 명분에는 잘 들어맞았다. 하지만 태양발전은 궂은 날씨가 지속되는 장마철에 불규칙한 발전효율을 보였고 풍력발전 또한 풍속 5m/s 이하에서 불규칙한 발전효율을 보였다.

 두 가지 방식의 발전이 동시에 되지 않은 무광·무풍의 시점이 우리나라 기후에서 자주 발생한 것이다. 결국 명분만 앞세우고 우리나라의 기후를 고려하지 못한 이 가로등은 실패로 돌아갔다.

 우리나라 기후에 알맞은 하이브리드 가로등은 일반 상용 전기를 비상 전원화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으로 부족한 에너지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절감효과를 거두면서도 조명 기능은 충실히 할 수 있다.

 결국 하이브리드라고 의욕에만 넘쳐 새로운 기술들을 무조건 융합하는 개발이 아니라 기존 에너지원과 신재생에너지의 적절한 조화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조명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에너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진정한 의미의 하이브리드 가로등이다.

 이미영 큐브솔루션 영업총괄 miyoung.lee@cubesolutio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