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000원이면 무선 e메일 확인 전용기기를 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하면서 틈새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e메일 송수신 전용 기기업체인 피크(Peek)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 보도했다.
지난해 출시된 피크의 휴대 기기 ‘피크’는 외형은 블랙베리와 유사하지만 음성통화나 웹 서핑 등은 불가능하고 오직 e메일 송수신만 가능한 제품으로, 10대들을 겨냥했다.
피크는 단순한 기능에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애플 아이폰 등 휴대폰 가격 인하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99.95달러에 출시했던 ‘피크 클래식’을 현재 19.95달러에 판매 중이다. 문자 메시징 기능이 들어간 ‘피크 프론토’는 지난 3월 79.95달러로 선보였지만 현재 59.95달러로 가격을 낮췄다.
미국에서 퓨어디지털테크놀로지스의 초소형 캠코더인 ‘플립’이나 샌디스크의 음악 재생기기인 100달러짜리 슬롯라디오 등 틈새 상품이 인기를 끈 것과 마찬가지로 ‘피크’도 틈새 시장서 성공했지만 스마트폰 가격 경쟁의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이다.
애플 아이폰은 최근 아이폰3GS를 발표하면서 기존 아이폰3G 가격을 99달러로 파격 인하했다.
외신은 삼성전자의 ‘그라비티’나 LG전자의 ‘루머’가 피크의 주 고객층인 10대들에게 어필한 것도 이 회사의 입지를 좁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