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심비안(Symbian) 컨설팅·기술지원 사업부문을 대표적인 IT컨설팅 업체 액센츄어에 매각한다.
20일 주요 외신은 노키아가 심비안 프로페셔널 서비스(SPS) 부문을 액센츄어에 매각키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인수작업은 오는 3분기말까지 완료되며 약 165명(영국·핀란드·일본·한국·호주 등)의 SPS 소속 엔지니어와 컨설턴트들이 액샌츄어로 옮겨진다. 하지만 매각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SPS 부문은 심비안OS를 모바일 기기의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휴대폰 제조사를 비롯해 칩 업체, 이동통신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장애 분석·수정 등 기술 컨설팅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심비안은 전 세계 스마트폰 운용체계(OS)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시장 1위 모바일 OS로 전 세계적으로 2억5000만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심비안의 지분을 모두 사들인 노키아는 삼성·LG·노키아·모토로라·소니에릭슨·NTT도코모·텍사스인스트루먼트·AT&T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심비안재단을 설립, 심비안OS를 로열티 없는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따라서 노키아가 돌연 SPS 부문을 액센츄어에 넘긴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 4월에도 모바일TV 사업을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도의 IT 업체 와이프로테크놀로지에 매각한 바 있다. 노키아의 모바일TV 사업 부서는 기업 고객들을 겨냥해 휴대폰으로 TV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개발해왔다.
노키아가 모바일TV 사업에 이어 SPS 부문을 매각한 것은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에 역량을 낭비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노키아는 영업실적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과 시장지향 비즈니스 체계의 강화를 위해 올들어 전세계적으로 17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도 450명의 IT 인력을 추가로 감원키로 하는 등 인력 및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해왔다.
하지만 노키아 측은 이번 SPS 부문 매각과 관련해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노키아의 피터 롭케 디바이스 담당 수석 부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SPS팀이 독립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심비안재단의 마케팅 총괄인 테드 셸톤은 “자체 휴대폰을 생산하는 노키아의 내부 조직(SPS)이 다른 기기 제조사의 심비안 도입까지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이해가 충돌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액센츄어로 옮겨지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의로 액센츄어는 전사아키텍처(EA)·전사자원관리(ERP) 등 기업의 비즈니스 분야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도를 모바일 분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액센츄어 하이테크산업그룹의 장 로랑 푸아투는 “액센츄어의 현 임베디드SW, 제품개발, 테스팅 기술 등의 역량을 높여 모바일 솔루션 생태계가 더욱 쉽고 효과적으로 적시마케팅(time-to-market)과 고품질 제품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