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 (123)고객 대하기-말 한끗 차이](https://img.etnews.com/photonews/0907/090723112450_549938453_b.jpg)
“모공이 참 크시네요, 이런 피부는 집중관리하지 않으시면 큰일나요”라고 말하는 화장품 매장 사원의 말에 기분이 상한다. “차를 바꾸셔야지, 너무 엉망이네요”라고 말하는 자동차 영업사원에게는 저항감이 생긴다.
‘판매’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는 정확한 표현이었는지 모르지만 고객 측에서는 자기방어기제를 작동하게 만드는 발언이다. 무조건 좋다고 하고 아무거나 잘 어울린다고 하는 것도 불안하다. 하지만 너무 고객 문제를 콕콕 찍어 얘기하는 것도 유쾌하지는 않다.
같은 의미지만 말 한마디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난다. “스타일이 살아계셔서 피부만 조금 가꾸시면 20대 같으실 거예요. 우선 모공부터 집중적으로 관리하시기를 권해드려요”라는 말은 훨씬 고객을 안정시킨다. “차를 바꾸실 때가 되긴 했네요”라는 말만으로도 고객은 차가 얼마나 엉망인지 안다.
마음지갑과 돈지갑을 함께 여는 기술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과일가게에서 “아저씨, 많이 샀으니까 귤 몇 개만 더 주세요”라고 하면 “말씀을 예쁘게 하니까 하나 더 줄게요”라는 분이 있는가 하면 “말 안 해도 3개 더 넣었어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하는 분도 있다. 빵집에서도 “빵 한 개 서비스로 주세요”라고 했을 때 “네, 드려야죠” 하는 주인이 있는 반면에 주면서도 “요즘 밀가루 값이 얼마나 올랐는데”라며 중얼거리는 주인도 있다.
똑같은 덤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유쾌하지 않은 덤은 덤이 아니다. 불쾌함을 유발하는 불만요소다. 자신이 파는 상품이 최고라는 점을 확신하는 자부심도 있어야 하지만 고객을 소중히 존중하고 진심으로 이해하는 배려심도 중요하다. 말 잘해서 뺨 맞는 법 없고, 말 잘하면 천 냥 빚도 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