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IT 거버넌스 진화를 위한 필수요소 `EA`

[ET단상] IT 거버넌스 진화를 위한 필수요소 `EA`

 IT거버넌스란 그 정의에 대해서는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적으로 많은 조직들이 IT거버넌스를 통해 자발적인 경영혁신과 전사 조직의 시너지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보화를 통한 선진일류 국가’라는 비전을 선포한 정부의 국가정보화 기본 방향은 국가정보기본설계도(Enterprise Architecture)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EA 사상은 원칙, 기준, 표준이라는 단어를 내포하고 있다. 부분적이지만 EA 사상과 유사한 사례는 화학분야의 원소주기율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세기 러시아의 화학자 멘델레예프가 원소주기율표를 정의하기 전까지 화학은 과학이 아니었다. 그것은 예측할 수 없는 화합물(compound)을 가지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작업하는 연금술에 불과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EA 담당자가 정보기술의 기본적인 구조를 이해하고 관리하기 전에는 정보시스템은 단순한 기술적인 구현이자 복합적 산출물을 다루는 것에 불과하다. EA는 오늘날 급속한 환경의 변화와 복잡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엔터프라이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측이 가능하고 과학적이며 종합적인 정보화 청사진을 설계하고 구축한다.

 국내에서 공식적인 EA 사업의 시작은 2005년 몇 개 정부기관에 의해 시범적으로 이루어졌고 2006년 법제화에 이르러 활성화가 시작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각급 정부기관들은 EA 사업에 회의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주된 이유는 다수의 공공기관이 EA를 도입하는 목적조차 명확히 하지 못한 채 법령에 따른 ‘EA 구축 요건(SPEC)’에 따라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일에만 치중해 사업을 수행한 결과에서 기인한다.

 EA 도입에서 효용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EA가 왜 필요하게 됐으며 해당 기관이 처한 엔터프라이즈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식별해야 한다.

 가령 과거 국민들의 법률 및 정보화에 대한 지식이 낮은 시절의 민원 발생 문제는 민원담당 부서에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간단한 민원문제일지라도 관련 부서별로 법률적 요소, 절차적 요소, 형식적 요소, 여론적 요소 등 엔터프라이즈 측면에서 문제를 검토해야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처럼 오늘날 급속한 환경의 변화와 복잡성이 증대되는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엔터프라이즈적 문제해결에 대한 필요성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 EA는 해당 기관이 처한 엔터프라이즈 문제를 정확히 식별하고 이에 대한 개선의지가 확고할 때 비로소 EA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설계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기관은 단순히 아키텍처 정보들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EA 활용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나리오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EA 도입의 본원적 목적인지는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EA가 만병통치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은 EA 도입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종내는 실망하고 만다.

 EA는 IT거버넌스로 진화하기 위해 원칙, 기준, 표준을 수립하는 선행적이고도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EA는 엔터프라이즈 문제의 해결을 비롯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전략 및 목표아키텍처 수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자원과 기능의 통합 및 재배치 계획을 수립해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이행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한다.

양광완 에이더블유아이 전략그룹장 yang@aw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