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의 제왕 아마존이 ‘자포스(Zappos)’를 인수한다. 책·전자제품에 편중됐던 사업 분야를 의류·제화로 넓히기 위한 행보라고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보도했다.
자포스는 ‘신발 업계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무료 배송, 무료 환불 정책 등 차별화한 서비스로 유명세를 타며 1위 업체로 등극했다. 지난해 매출은 10억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자포스의 고객 중심 경영을 존중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포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온라인 패션시장(의류·제화·액세서리) 규모는 연간 매출 230억달러로, 온라인 쇼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160억달러의 PC 시장, 110억달러의 소비자 가전 시장을 압도한다. 2007년 아마존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의류·신발 사이트 엔들리스닷컴(Endless.com)을 열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수차리타 멀푸루 포레스터리서치 연구원은 “아마존이 의류·제화 시장에서 수년을 애써왔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인수합병으로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토니 시에 자포스 CEO는 “(아마존의 인수는) 주주와 이사회 구성원이 바뀐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자포스가 해오던 방식대로 브랜드와 조직문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도 당장 엔들리스닷컴을 닫을 계획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번 인수합병은 아마존의 기업 역사 14년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인수 가격이 약 8억4700만달러(약 1조원)다. 자포스에 8억700만달러 상당의 자사주 1000만주와 현금 4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가을께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