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방송시장 및 관련 산업의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안으로 방송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방송통신 융합, 디지털전환 등이 촉진됨으로써 장비산업 및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천억원 시장확대, 2천명 고용창출 등 기대 = 26일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http://www.kbta.kr/)에 따르면 이번 미디어법 개정에 따른 국내 방송장비 산업 전반의 파생효과는 최소 1천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종합편성채널 2곳이 새로 생긴다고 가정하면, 일반적으로 채널 1곳 당 설비비가 1천500억∼2천억원 들고 그 중 모니터, 인코더 등 국내 업계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장비의 경우 투자액의 20%선이 될 것이라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디지털전환을 위한 중계기 교체 수요 및 보도전문채널 등장까지 고려하면 이를 뛰어넘는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협회는 기대했다.
아울러 디지털전환이 급물살을 타면서 방송시장뿐 아니라 공항이나 학교, 관공서, 아파트 등 시장에서 시장이 확대될 경우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은 그 이상이 될 수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국내 고용창출 효과도 적어도 내년까지는 2천여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이번 법 개정은 국산 방송장비의 도약을 불러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책 지원 업고 해외 진출 추진 = 업계는 이번 법 개정과 함께 정부가 최근 발표한 ’방송장비 고도화 추진계획’을 통해 국산 장비의 해외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최근 방송장비 산업을 반도체, 휴대전화에 이은 차세대 먹을거리로 육성하기로 하고 2013년까지 기술개발 등에 1천800억원 상당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방송사 등 수요자와 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해 장비를 개발하고 이것이 다시 구매로 연계되는 ’수요자 연계형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차세대 방송장비 산업의 성장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연구개발 전문인력 확충에 4년간 32억원을 지원하고 차세대 DTV, 차세대 이동방송, 실감미디어, 융합미디어 기술 등 원천기술개발 및 표준화에 올해부터 2013년까지 3천66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 같은 지원책이 미디어법 개정과 맞물려 시장과 정책 양측면에서 시장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1%에 그치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15년까지는 5% 수준으로 높아지고 시장 규모가 3조원 상당 커질 것이라고 정부 및 업계는 설명했다.
◇외산 업체 독점 따른 한계 우려 =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의 85%를 소니와 파나소닉, 해리스 등 외산 업체가 차지하고 국내 업체는 영세한 규모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호재들도 결국 외산 업체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국내 업체가 제작과 송출을 전반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라인업을 갖추기는 힘든 현실에서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없는 것도 이 같은 우려의 근거가 되고 있다.
저가 주변기기에 치우친 라인업 역시 업체 신뢰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에도 난관이 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방송장비 수입 관세를 감면해주는 정책 역시 국내 업체를 역차별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업계는 지상파방송뿐만 아니라 케이블, IPTV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해 국내 및 외산 업체의 동등한 경쟁이 가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정하고 투명한 품질인증제도를 마련해 시장 규격을 형성하고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이 산업 전반의 활성화 및 국산 업체의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 이한범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방송 산업이 콘텐츠와 서비스에만 치중되고 기술 및 장비 측면에는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법개정이 국내 방송장비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업계도 더욱 뛰어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