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4세대(G) 이동통신서비스에 대비한 멀티모드 기지국 장비를 개발하고 오는 9월부터 본격 구축에 나선다. 3G 시장에서 한 발짝 뒤쳐진 만큼 4G 시장에 대한 선도적 투자를 통해 주도권을 잡아나간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텔레콤은 기존 2Gㆍ3G 서비스를 모두 수용하면서 4G 이동통신으로의 진화가 용이한 멀티모드 기지국 장비를 개발해 오는 9월부터 본격 구축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LG텔레콤은 현재 수도권 및 강원도 지역에서 멀티모드 기지국의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장비 설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연내 총 600여개, 내년에는 1천여개의 멀티모드 기지국이 설치될 예정이다. 멀티모드 기지국은 기지국 시스템을 연결하는 기존의 케이블과 정류기, 배터리 등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향후 개발될 4G 기지국 장비의 추가 설치가 용이해 향후 4G 상용화 시점에 효율적인 망 구축이 가능하다. 기존 기지국은 음성통화를 위한 2G 기지국, 정류기, 데이터 전송을 위한 DO(Data Optimized) 기지국, 배터리, 전송장비용 함체 등으로 구성됐다. 이 상태에서 4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4G 기지국 장비가 설치돼야만 했다. 반면에 멀티모드 기지국은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4G Ready BTS, 신형정류기(전송장비용 함체 포함) 등 2개의 장비만 설치하면 기존 서비스는 물론이고 4G 서비스까지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멀티모드 기지국은 LG노텔 및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LG텔레콤은 멀티모드 기지국 장비를 도입함으로써 기지국 설치에 들어가는 투자비 및 운영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텔레콤의 멀티모드 기지국 투자는 전국의 신규 아파트 등 주택단지 건설지역과 통화량 증가로 추가 기지국이 필요한 지역 등에 집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서비스 이용고객의 체감 통화품질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LG텔레콤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4G 이통서비스 투자에 나선 것은 3G는 늦었지만 4G는 한발 앞서나가겠다는 회사 차원의 의지 때문이다.
LG텔레콤은 지난 2000년 3G 사업권 배분과 관련해 선진국들이 많이 사용하는 GSM에 기반을 둔 비동기식을 원했지만 동기식 3G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결국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에 따라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하반기 주파수 할당을 예정대로 진행해 달라고 건의하는 등 4G 이통서비스에 있어서는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다.
한편 LG텔레콤은 상반기에만 1만6천여개의 인빌딩(건물내부) 중계기를 전국 주요 건물 및 아파트, 통화량이 많은 지하, 읍면지역 등 기존 기지국으로 커버가 어려운 음영지역에 설치하는 등 올해 1천100억원을 투자해 총 2만여개 이상(초소형 중계기 제외)의 대규모 인빌딩 중계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기지국과 중계기 등의 지속적인 증설로 통신장비제조업체 및 부품생산 중소업체들과의 상생경영 및 고용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