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녹색인증제, 산업 진흥에 초점을

 녹색기술 인증제의 정부차원 기본 골격이 완성됐다. 녹색기업·녹색기술·녹색프로젝트 세 가지로 나눠 인증되며 개별 업체가 세 가지 인증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정부 부처 간 논쟁을 불렀던 인증제 기본 틀이 완성됨에 따라 관련 기술과 기업 육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실 녹색기술 인증사업은 정부 부처 간 치열하게 대립해온 주제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녹색성장산업이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기업은 저마다 정관에 녹색성장 관련사업 부문을 넣으면서 미래 시장에 대비해왔다. 이명박정부 말기까지 녹색성장 관련 예산 20조원이 뿌려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들은 기존 사업과 연관성 없이 녹색성장 사업에 매달린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했다는 점이다. 산업진흥을 담당하는 지경부나, 환경규제를 담당하는 환경부, 금융을 담당하는 금융위를 비롯해 정부 주요부처가 녹색기술 인증에 합의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녹색성장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무차별적인 지원보다는 가능성 있는 기업을 인증함으로써 선별적으로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타당하다.

 인증제도는 정부의 행정규제 항목 중 핵심요소다. 진흥에 기반을 둔 규제정책은 일방적으로 기업을 통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 및 각종 기반을 갖춘 기업을 선별, 미래 핵심동력을 이끌 우량기업으로 발굴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자금만 추종하며 따라오는 기업의 ‘묻지마 식’ 녹색성장 사업을 막겠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정부 규제를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심스러워야 한다. 새로운 사업으로 업종전환을 하는 기업에, 혁신기술을 갖춘 기업을 매출과 기존 사업영역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출발조차 막을 수도 있다. 정부 규제 정책의 핵심 목적은 산업진흥에 둬야 한다. 가능성 있는 기업을 막지 않기 위한 보완책을 기대한다.